"친구 같은 농구에 푹 빠졌죠"

박세운 CBS노컷뉴스 기자, 농구 팟캐스트·NBA 해설자 활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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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 운동장이 세상의 전부인 줄 알았던 여덟 살 소년. 어느 날 아버지 손에 이끌려 간 잠실야구장에서 “마치 광야를 보는듯한 느낌”을 받았다.


박세운 CBS노컷뉴스 기자가 스포츠에 빠진 건 그때부터였다. 학창시절 올림픽이나 월드컵이 열릴 땐 온종일 집에 틀어박혀 경기만 봤다. 농구대잔치, 미국 프로농구(NBA)까지 섭렵했다. “NBA에서 LA레이커스 매직 존슨 선수를 보고 깜짝 놀랐어요. 206cm 거구인데도 코트를 날아다녔거든요. 농구가 더 좋아졌어요. 그렇게 ‘농구 덕후’가 됐죠.”


좋아하는 걸 업으로 삼아 스포츠 기자가 됐다. 야구나 축구도 담당하지만 주종목은 농구다. “체육기자 선배들을 보면 한 종목을 오래 담당하는 경우가 드물어요. 하지만 저는 10년째 농구를 놓은 적이 없어요. 운이 좋은 거죠.”



그는 농구팬들 사이에서 스타기자다. 프로농구 시즌 중에는 네이버 스포츠라디오 ‘바스켓카운트’ 진행자로, 스포츠 전문 케이블방송 스포TV의 NBA 해설자로 변신한다. 박지혁 기자(뉴시스)와 함께 진행하는 ‘바스켓카운트’에선 기사에 미처 담지 못했던 농구계 뒷이야기를 풀어낸다. 친근한 말투지만 날카로운 분석, 속 시원한 비판으로 농구팬들에게 큰 인기다.


농구팬들이 그에게 붙여준 별명은 ‘가황’. ‘가비지의 황제’의 준말이다. 농구에서 경기 중 이미 승패가 결정된 상황을 ‘가비지 타임(Garbage Time)’이라 부르는데, 박 기자가 해설에 나설 때마다 가비지 타임이 발생한단다. 실제로 인터뷰 당일이었던 지난 6일 그가 해설을 맡았던 ‘2015-2016 NBA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도 33점차, 가비지 타임이 나왔다. 그는 “NBA 챔피언 결정전에서 33점차가 말이 되느냐”며 “별명에 신경 쓰지 않으려 하는데 자꾸 이러니 소름 끼칠 때도 있다”며 크게 웃었다.


그는 기자로서 팟캐스트 진행자, 해설자로 활동하는 게 즐겁다고 했다. 다른 기자들도 다양한 영역에 진출하길 바랐다. “네이버라디오는 2011년부터 시작했고 해설은 세 시즌째에요. 모두 농구를 다루는데 전달 방식만 다를 뿐이죠. 함께 하면 시너지가 납니다. 회사 선배들도 기자 개인이 전문성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와주세요. 그러다 보면 매체의 브랜드도 높아질 거고요.”


프로농구가 개막하는 10월부턴 “선수들과 함께 뛰는 기분”이란다. 농구시즌엔 술도 줄인다. 팟캐스트나 해설 일정에 맞춰 새벽·밤 근무를 자처하거나 지방출장을 마치고 새벽같이 서울로 달려오는 일도 있다. 외부활동이 기자 본업에 지장이 되선 안 된다는 철칙 때문에 더 열심이다. “어렸을 때 NBA 해설위원은 경외의 대상이었어요. 지금은 제가 해설을 하고 있으니 신기하면서도 감사하죠. 힘들 때도 있지만 즐겁게 일하는 이유입니다.”


“농구엔 스포츠의 근본인 육상이 집대성해 있어요. 빨리 또 높이 뛰어야 하고 손발을 모두 사용하니까요. 공 하나면 언제 어디서나, 혼자서도 할 수 있죠. 농구는 제게 친구 같아요. 심심하면 언제든 찾을 수 있는 존재예요. 앞으로도 농구가 친한 친구처럼 늘 제 곁에 있길 바랍니다.”

김달아 기자 bliss@journalist.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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