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양레저특구의 진실

제307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기획보도 방송부문 / 부산MBC 임선응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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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MBC 임선응 기자

서울에서 손님들이 많이 온다. 부산에 살다 보니, 특히 그렇다. 그네들이 오면 누구나 한 번쯤은 들어봤을 관광 명소를 돌아본다. 송정이나 동백섬, 수영강 등지 말이다. 그런데 이 아름다운 자연 속에 흉물처럼 건물들이 서 있다. 손님들은 종종 이 건축물이 무엇인지 궁금해했다. 2011년 수습 때부터 받아오던 질문은 해마다 반복됐다. 이번 보도는 그 지난했던 질문들에 대한 대답이다.


해양레저사업을 부산의 미래라고들 한다. 해양레저를 통해 부산을 세계적인, 광고나 영화에서나 볼법한 멋진 바다 도시로 만들겠다는 목표에서다. 그런 이유로 정부를 포함한 지자체는 해운대구를 해양레저특구로 지정했다. 벌써 10년도 더 된 이야기다. 자연 속에서 흉물로 전락한 이 건물들은 해운대구가 해양레저특구가 된 뒤에 들어선 해양레저시설이다.


지난 10여 년 동안의 자료를 확보하는 데만 석 달이 넘게 걸렸다. 자료를 쌓아보니 엄두가 나지 않을 정도의 분량이었다. 틈이 날 때마다 읽었다. 별일 없을 때면 읽고 자기 전에도 읽고 일요일에도 휴가 때도 읽었다.


기자들은 현장에서 종종 쾌감 같은 걸 맛본다. 이번 취재의 경우도 종이 속에 들어있던 의혹들이 현장에서 확인될 때마다 몸 한편이 찌릿찌릿했다. 수영강 수중탐사 과정에서 수백 톤의 건축 폐기물을 눈으로 보았을 때. 부동산 공인중개 업체에서 땅 투기와 관련한 답변을 들었던 순간. 특구추진위원회에 몸담았던 전문가들의 이야기를 통해 취재에 대한 확신을 했던 때 등등.


어느 취재가 그렇지 않겠느냐마는 이번 역시 힘들고 어려웠다. 하지만 다 지나고 돌아보니 이 직업을 선택하기 잘했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이 남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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