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치 제임스본드가 된 것 같아요”
2016 세계평화기자포럼 셋째 날인 20일 한국의 문화유산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안동의 풍경은 세계 기자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수원에서 2시간 30분을 소요해 도착한 안동의 중소기업 웰츄럴. 직원들의 환대에 기자들의 피곤한 기색도 완전히 가신 듯 했다. 공장에 도착하자마자 옷 위에 흰 가운을 나눠 입고 흰 모자와 신발까지 커버로 감싼 기자들은 생소한 체험에 연신 서로 카메라를 찍어주며 신이 난 모습이었다. 캐나다 에스피드 코 군사잡지의 스콧 레이몬드 테일러 기자는 “마치 내가 영화 007의 주인공인 제임스본드가 된 듯 한 느낌이 든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웰츄럴은 곡물과 견과류 등을 가공하는 업체로, 이번 공장 체험을 통해 한국의 가공식품 제조과정을 세계 기자들에게 상세히 전달했다. 특히 식품 검수와 포장까지 이어지는 체계적이고 자동화된 기술력에 기자들은 모두 감탄사를 연발했다. 아일랜드 타임즈 지의 패트릭 심스 기자는 “철저하게 자동화된 곳에서 나온 상품을 또 사람들이 일일이 검수하는 것을 보고 인상적이었다”고 설명했다. 베트남 하노이 방송의 팜 띠 킴 오안 기자도 “땅콩 등 견과류가 블루베리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느꼈다”며 “체계적인 시스템은 그만큼 깨끗하게 처리된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한국 식품에 대한 신뢰가 높아졌다”고 전했다.
“아름다운 한국 문화...한국어 배우고 싶어요”
안동의 경북도청을 방문한 기자들은 웅장한 전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중국일보 국제부에서 해외 이슈를 전문적으로 담당하고 있는 팅 쨩 기자는 “중국의 지방에는 이렇게 정돈된 곳이 없는데 한국은 지역도 잘 정돈돼 있는 것 같아 멋지고 부럽다”며 “이러한 한국의 발전상에 대한 소식을 중국에 알리고 싶다”고 했다. 그는 한국어에도 관심을 보이며 질문을 쏟아냈다. ‘안녕히 계세요’와 ‘안녕히 가세요’의 차이를 연신 물어보며 “어렵다”면서도 “‘태양의 후예’ 등 한국 드라마를 보며 한국어에 관심이 많다. 꾸준히 배워서 직접 써보고 싶다”고 했다.
안동하면 대표 유산인 하회마을을 빼놓을 수 없다. 세계 기자들은 하회마을의 고즈넉한 풍경에 시름을 잊는 모습이었다. 특히 신명나는 탈춤 공연에 절로 어깨를 들썩이는 외국 기자들도 있었다.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누르며 함박웃음을 짓던 벨기에 르 수아르 일간지의 필립 레그니어 기자는 “너무 인상적인 공연이라 잊을 수 없을 것 같다”며 “한국에 꼭 다시 오고 싶다”고 전했다.
세계 언론인들, 북한 문제에 큰 관심
이날 세계 기자들은 식사 자리에서 북한 이슈에 대해 큰 관심을 보이기도 했다. 특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에 소속된 그리스, 불가리아, 스페인, 체코, 터키, 헝가리 등의 기자들은 남북한 관계 개선 방안과 세계 평화에 대한 언론인들의 과제에 대해서 의견을 나눴다. 유럽연방이 와해되는 분위기 속에서 한반도 안보문제, 북한의 행보가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것. 헝가리 히르TV ZRT 뉴스의 가보 토스 기자는 “인도나 아프리카 등 다양한 나라들을 취재해 왔다. 한국도 벌써 5번째 방문”이라며 “북한 이슈가 평화적으로 해결되길 바란다. 언론인들이 꾸준히 관심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한국에 유독 애정이 많았다. 가보 토스 기자는 “아들 셋이 있는데 한국 태극기가 그려진 옷을 사서 준 적이 있다. 한국은 매우 흥미롭고 아름다운 나라”라고 설명했다. 터키 국영방송 TRT의 메흐메트 투나 산리 기자는 “평소에 정치나 사회 이슈에 관심이 많아 해외 분쟁 지역 취재를 많이 했다”며 “북한 이슈도 눈여겨왔는데 이번 기회에 비무장지대를 돌아보며 그 현실을 체감하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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