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녹취록' 백종문 "부당해고·부당거래 없었다"

방문진 출석…야당이사 사퇴 요구 일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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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종문 MBC 미래전략본부장

17일 방송문화진흥회가 그간 논란이 돼온 ‘MBC 녹취록사건과 관련해 당사자인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을 불러 진상규명을 위한 논의를 진행했다.

 

방문진은 이날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회의실에서 정기이사회를 열고 녹취록과 관련해 백 본부장과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지난 1월 녹취록이 공개된 지 두달여만에 야당 추천 이사들의 출석 요구가 받아들여지면서 행해진 논의다.

 

이날 백 본부장은 불필요한 오해를 산 것에 대해 심려를 끼쳐 드려 죄송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우연히 만남이 이뤄졌고 직원들이 만든 친목 자리에 간 것이라며 술도 마시는 가벼운 저녁자리였고 서로가 편하게 받아들일 수 있는 표현을 했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러면서 소송 같은 것도 말하긴 했지만 주관적이고 과장된 표현이 섞여 있었다. 녹취된단 건 상상도 못했다공식적이지 않은 자리에서 녹취된 것을 두고 공식적으로 옳고 그름으로 따지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전했다.

 

가장 문제가 됐던 해고 부분에 대해서는 세간의 의혹이 있는데 인사위에서 정상적 절차로 진행된 것이고 옳고 그름에 대한 판단은 대법원에서 계류됐는데 (거기서) 판단할 것이라고 해명했다. 또 프로그램 편성에 압력을 행사했단 주장에 대해서는 과거 MBC 편파 물의에 비춰 이제는 방송을 균형있게 해야한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며 방송에 대해 간섭하거나 압력을 행사한 적 없다고 선을 그었다.

 

내부정보 유출 건에 대해서도 모두 허위라고 딱 잘라 말했다. 그는 해당 기자가 정보가 없다고 해서 취재협조에 따른 것이라며 기밀 정보 주기로 한 것도 아니었고 실제로 이뤄진 정보 제공도 없다고 설명했다.

 

해당업체와 부당거래를 했다는 의혹에 대해서는 다큐 등 외주와 관련한 제안이 들어왔지만 명확히 거절했다술자리에서 자기들이 한 얘기가 회사의 공식 견해인양 옳고 그름을 따지는 것은 부당하다고 다시한번 사적인 자리임을 강조했다.

 

▲지난 1월 24일 보도된 뉴스타파 ‘MBC 고위간부의 밀담, 그 둘은 증거없이 잘랐다’.

그는 야당 이사들과의 질의응답 과정에서 당시 술자리가 자신의 법인카드로 결제됐다는 점을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최강욱 이사의 돈을 누가 냈나라는 질문에 “() 법인카드로 냈다고 설명했다. 이에 최 이사가 “(개인 사석자리에서) 법인카드를 썼으면 반환 조치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에 사적인 친교를 위한 업무였다며 회사 사원들끼리 밥을 먹으면 대한민국에서는 다 그렇게 (법인카드를) 쓴다고 설명했다.

 

최 이사가 해고에 대한 폭로가 과장으로는 보이지 않는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그 당시 이야기는 직접적인 해고의 증거가 없었단 얘기였다며 다른 정황 근거 등이 있었다는 점을 들며 해고의 정당성을 강조했다.

 

채용 과정시 출신지역을 보는 것을 언급한 것에 대해서는 학교나 지역이 한쪽으로 치우쳐 있을까봐 다양성을 보장하기 위해 지역을 본다는 의미였다경상도든 전라도든 서울 출신이든 다양한 사람들이 들어와서 방송을 해야한단 생각을 했다고 했다.

 

이날 백 본부장은 물의를 빚은 데 책임을 지고 사퇴를 해야하는 것 아니냐는 유기철 이사의 주장에 대해 제가 사퇴하고 싶다고 사퇴하는 자리는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녹취록에서 명시된 해고자를 당장 원상 회복시켜야 하는 게 아니냐는 유 이사의 지적에 대해 “2명의 해고자는 이미 단체교섭 협상장에도 나오고 있고 파업찬반투표 등에서 본인의 일을 하고 있는 걸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녹취록과 관련해 야당 추천 이사들은 자기편만 끌어안고 상대편만 잡는 건 패권주의라며 정치권만 나무라지 말고 반성하라고 목소리를 높이며, 여당 추천 이사들과 마찰을 빚기도 했다.

 

이날 방문진 이사들은 감사 선임을 두고도 날선 공방을 펼쳤다. 지난 11일 임시이사회에서 3배수로 압축된 감사 후보 이우용 전 춘천MBC 사장과 김상철 안동MBC 사장, 임무혁 방문진 사무처장이 후보 대상자였다. 하지만 이날 임 처장의 갑작스러운 후보 사퇴 선언에 2명만이 선임 대상자로 올라가게 됐고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미 정해져있는 거였다는 뜬소문이 들린다며 반발했다.

 

유기철 이사가 감사 후보 접수 전부터 이미 소문이 돌았다. 전화로 청탁 등 다 받았을 거란 추측이었는데 그 소문대로 됐다고 의혹을 제기한데 이어, 이완기 이사도 “(임 처장이) 상당히 가능성 있는 표를 땄는데 갑자기 사퇴의 변을 보인 것은 보이지 않는 손이 작용하지 않았나 의구심이 든다고 주장했다.

 

이에 여당 추천 이사들은 거센 반발로 맞받아쳤다. 이인철 이사는 어떻게 청탁을 사실인 듯이 단정지어서 얘기를 할 수가 있냐10여분 간 야당 이사들과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이날 결국 신임 감사 투표는 야당 추천 이사 3명 전원이 퇴장한 채 진행됐고, 나머지 이사들의 표를 얻은 김상철 사장이 선임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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