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문사, 네이버와 손잡기 안간힘

조선 '잡앤' 서비스 부각으로
타 언론, 새 콘텐츠 찾기 부심
"모바일까지 포털 종속" 우려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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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와 네이버가 손잡고 ‘잡스엔(JobsN)’(서비스명 잡앤)을 설립한 이후 주요 신문사들도 네이버와 공동 사업을 추진하기 위해 팔을 걷어 부치고 나서고 있다.


지난달 26일 출범한 잡스엔은 조선일보와 네이버가 각각 51%, 49%씩 지분을 투자한 조인트 벤처로 ‘2030세대’의 취업·창업을 위한 일자리 지식콘텐츠를 생산·소싱하고 있다.


관련 업계에 따르면 자본금 2억원 규모인 잡스엔은 네이버 모바일 플랫폼에서만 연 10억원 안팎의 매출이 발생하고 취업 박람회, 콘퍼런스 등 부대사업까지 감안할 경우 연 100억원 매출도 가능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반면 잡스엔에는 조선일보 기자 5명이 이직 혹은 파견 형태로 근무하는 등 비용부담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조선일보와 네이버의 공동 사업모델인 ‘잡앤(JOB&)’이 디지털 분야 사업모델로 부각되면서 네이버 모바일 주제별 ‘메뉴’에 들어갈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한 언론사들의 움직임이 분주해지고 있다.

이처럼 조선과 네이버의 사업모델이 새로운 디지털 분야 사업으로 부각되면서 네이버 모바일 주제별 ‘메뉴’에 들어갈 수 있는 분야를 찾기 위한 언론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해지고 있다.


실제 매일경제는 매주 월요일자 섹션으로 발행하는 ‘여행’을, 한국일보는 페이스북 페이지에서 인기를 끌고 있는 동그람이(동물 그리고 사람 이야기)를 중심으로 한 ‘반려동물’을 주제로 네이버에 사업제안을 했거나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겨레도 ‘육아’를 테마로 관련 사업을 검토 중이고 중앙일보는 ‘반퇴(半退·은퇴 후 30년 간 구직활동을 해야 하는 것) 시리즈’ 등을 검토하다 원점에서 재검토하고 있다. 이 밖에 동아일보, 한국경제 등도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이다.


문제는 조선처럼 네이버 모바일 상단에 위치한 주제별 메뉴로 들어가야만 수익성 등을 담보할 수 있는데 ‘주제 잡기’가 쉽지 않다는 점이다. 기존에 없는 주제를 잡아야 하는 동시에 안정적인 운영을 위해 일정 이상의 콘텐츠가 축적돼 있어야 한다는 점도 애로점으로 꼽히고 있다.


한 종합일간지 관계자는 “조선처럼 ‘일’이란 큰 테마를 잡아야 할 뿐 아니라 그 주제에 대한 콘텐츠를 보유하고 있어야 하는데 생각처럼 이용자들이 좋아할 만한 새로운 주제 찾기가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일부 언론사들이 별지 섹션 등을 통해 반향을 일으킨 콘텐츠를 중심으로 사업제안서를 준비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네이버가 조선의 잡앤을 선택한 이유는 외적 요인도 있을 수 있겠지만 네이버 모바일 섹션에 없던 콘텐츠인 데다 지난해 조선닷컴 ‘미생탈출 사이트’를 통해 8개월 동안 검증된 콘텐츠라는 점도 작용했다. 네이버 모바일 메뉴에서 잡앤을 설정한 이용자 수는 16일 100만명을 넘어설 전망이다.


현재 네이버 모바일 섹션 구성은 뉴스, 연예, 스포츠, 웹툰·뿜, 차·테크, 쇼핑, 동영상, 책·문화, 리빙푸드, 20PICK(20대 캠퍼스), 패션뷰티, 잡앤, 게임·앱, 경제M, 맘·키즈, 뮤직, 건강 등으로 이뤄졌다.


더 큰 문제는 언론사가 최근 관심을 갖고 신경 쓰고 있는 온라인 분야의 매출증가 속도가 더디기 때문에 네이버에 대한 의존도가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점이다.


언론진흥재단이 이달 발간한 ‘한국언론연감 2015’에 따르면 2014년 종합일간지 매출 중 인터넷에서 발생하는 ‘인터넷상의 콘텐츠 판매수입’ 비중은 3.4%에 불과했다. 반면 광고수입 58.2%, 부가사업 및 기타사업 수입 22.2%, 종이신문 판매수입 16.2% 등으로 집계됐다.


인터넷상 콘텐츠 판매수입이 전체 매출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 0.9%, 2012년 1.2%, 2013년 1.9% 등 증가추세지만 매출 하락에 따른 ‘빈 공간’을 채우기엔 역부족이다. 새로운 사업 발굴에 조바심을 낼 수밖에 없는 이유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웹에 이어 모바일마저 네이버에 종속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하지만 네이버 입장도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는 콘텐츠에 대해선 문호를 개방하겠다는 방침이어서 언론사들의 이런 움직임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네이버 관계자는 “잡앤의 경우 네이버에 없던 콘텐츠이고 조선닷컴의 ‘미생탈출’을 통해 이용자들의 반향도 검증됐다”며 “콘텐츠만 좋다면 얼마든지 입점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한 경제지 임원은 “언론사는 수익모델 관점에서 보지만 네이버는 이번 사업을 수용자 관점에서 보기 때문에 서로 바라보는 시각이 다르다”며 “무턱대고 다른 곳이 하기 때문에 ‘우리도 해야 한다’식의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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