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성장 시대 행복 리포트

제305회 이달의 기자상 기획보도 신문·통신 부문 / 한국일보 채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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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일보 채지은 기자

우리 사회는 점점 각박해지고 개인은 행복감을 느끼기 힘들까. 한국일보 신년기획으로 준비한 ‘저성장 시대, 한국인의 행복 리포트’는 지난해 헬조선 등 열패감에 짓눌린 한국 사회가 더 행복해지기 위한 방안을 모색했다.


행복이라는 좀처럼 손에 잡히지 않는 주제를 설득력 있는 기사로 만드는 작업은 막막했지만, 지금 이 시점에 꼭 필요한 기획이라는 데 공감해 기획취재부 외에 4개 부서 기자들이 협업했다.


우선 한국의 행복도를 객관적으로 평가할 수 있는 지표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와 비슷한 저성장 늪에 빠진 이웃나라 일본, 세계 최고 행복국가로 꼽히는 덴마크, 낙천적인 행복국가 브라질 등 4개국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비교를 통해 심각한 노인빈곤, 치열한 경쟁의 늪, 좌절하는 청년세대 등 우리 사회의 행복도를 좀먹는 부분을 짚어낼 수 있었다.


한국은 빠른 경제성장과 민주화를 이뤄냈지만 압축성장 과정에서 많은 문제가 발생했다. 나이가 들수록 행복감이 떨어지다가 다시 상승하는 U자 곡선을 그리는 것이 세계적인 추세인데 반해 한국의 노년층은 행복감이 매우 낮았다. 전 생애를 통해 계속되는 경쟁의 굴레는 지극히 주관적인 개인의 행복을 사회적인 잣대와 남들의 시선 속에 가둬 버렸다. 사회의 활력을 더해야 할 청년층은 헬조선에 대한 비관으로 시들고 있다. 역경이 닥치면 고립무원이 되는 저소득층, 외로움의 벼랑 끝에 선 40대, 일에 치여 질식하게 만드는 조직문화 등 다양한 키워드가 취재 과정에서 드러났다.


행복은 개인적이고 주관적인 개념이지만 건강하지 않은 사회에서는 어떤 개인도 혼자 행복할 수 없다. 결국 이 기획은 우리 사회의 구조적인 문제들을 해결하자는 데 가닿았다.


기자들보다 더 많은 자료를 섭렵하며 팀을 진두지휘한 정진황 기획취재부장과 의미 있는 한 줄을 찾고자 방대한 문서 속에서 분투한 동료 선후배들에게 수상의 영광을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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