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코올 중독 환자 술판, 방치하는 치료 병원

제301회 이달의 기자상 지역취재보도 / 한현호 TBC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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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현호 TBC 기자

병원 입원치료를 받는 알코올 중독 환자들이 거리 술판을 벌인다는 익명의 제보로 취재는 시작됐다. 현장을 찾으니 충격적이었다. 장소를 가리지 않고 술잔을 들이켜는 이들은 주민들에게 공포와 기피의 대상이었다. 대부분의 정신의료기관이 같은 문제를 겪고 있었고 알코올 중독자들이 술을 마시기 위해 병원을 치료 목적이 아닌 여관삼아 지내는 실태를 현장 취재를 통해 확인했다.


알코올 중독 환자들은 기초수급비로 술값을 대고, 병원은 환자치료 명목으로 국민건강보험공단으로부터 매달 120만~140만원의 건강보험급여를 받는다. 결국 누구도 손해를 보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들에게 나가는 급여만 수천억 원, 알코올로 인한 사회경제적 손실은 23조에 달한다. ‘술 마시는 환자’와 ‘술 권하는 병원’, ‘방관하는 보건당국’. 들어봤을 법한 이야기지만 최소한 언론에서는 미지의 영역이었다.


취재진은 환자 인권을 이유로 알코올 중독 환자의 음주를 방치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개인의 음주가 한 가정을 파괴하고 사회 범죄로 이어지는 악순환을 우리는 많이 봐왔다. 술로 인해 일상의 삶조차 불가능한 이들의 인권은 무엇인지 생각하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아쉬운 점은 지속적인 보도에도 알코올 중독 환자 문제는 크게 변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전국적인 이슈로 떠올라 국정감사 안건으로 다뤄졌고 보건복지부가 제도 개선을 약속했으니 제대로 된 대책이 마련될 것이라고 믿는다.


알코올 중독 환자 실태를 생생하게 보도하기 위해 밤낮으로 고생한 TBC 영상취재 선배들과 항상 도와주고 조언을 아끼지 않은 캡, 사회부장, 선배들에게 감사의 말씀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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