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광고로 언론 탄압하나

한겨레 50일간 삼성 광고수주 없어
경제지·동아·조선 37~41건 '대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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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삼성광고 가뭄에 시달리고 있다. 실제로 한겨레와 경향은 삼성 비자금 의혹을 폭로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1차 기자회견(10월29일)부터 현재까지 삼성광고를 거의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 지난 달 5일 서울 제기동 성당에서 열린 ‘김용철 변호사의 양심고백과 삼성, 언론, 검찰, 국세청, 금감원 등의 철저한 반성을 위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의 호소와 양심성찰기도’ 기자회견에서 김용철 변호사(앞줄 왼쪽에서 두번째)가 양심선언을 하고 있다.  
 

본보가 10월29일부터 12월21일까지 50일간 13개 종합일간지의 광고를 분석한 결과 한겨레는 이 기간 단 1건의 삼성자동차 광고를 수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향은 10건의 광고를 수주했으나 11월23일부터 30일간 광고를 수주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에 따라 삼성이 자사에 비판적인 보도를 하는 특정 언론에 초점을 맞춰 광고 탄압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냐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이는 1차 기자회견 후 매일경제가 41건, 한국경제가 38건, 조선일보가 37건, 동아일보가 37건, 중앙일보가 28건의 광고를 수주한 것과 극명하게 대비되기 때문이다.

특히 한겨레나 경향과 사세가 비슷한 한국 서울 세계 국민일보 서울경제 파이낸셜뉴스 등도 삼성광고를 지속적으로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기간 서울경제는 28건, 파이낸셜뉴스는 26건, 서울은 22건, 국민은 20건, 세계는 19건, 한국은 18건의 삼성광고를 수주했다.

이는 한겨레가 사제단의 발표 전인 10월 한 달간 전면광고 8건을 포함 14건을, 경향이 전면광고 4건을 포함 13건을 수주한 것과 대조된다. 삼성은 사제단의 제1차 기자회견 전인 10월 26일(금) 한겨레에 전면광고 3면을 포함 5건의 광고를, 경향의 경우 김용철 변호사의 사제단 접촉이 알려진 24일부터 31일까지 9건의 광고를 집중적으로 게재한 바 있다.

이는 삼성이 보도의 ‘호불호’에 따라 광고 등으로 영향력을 행사하려 한다는 반증이라는 비판이다. 그러나 한겨레의 입장은 단호하다. 삼성의 이같은 태도에 굴하지 않겠다는 입장이다. 실제 한겨레는 최근 ‘삼성홈플러스 성서점 헐값 임대 특혜’ ‘드러나는 삼성 비자금, 어깨 무거워진 특검’ 등으로 삼성 비리 의혹을 보도하고 있다.

한겨레 관계자는 “삼성이 매년 게재하던 1월1일자 전면 광고마저 싣지 않겠다고 통보한 걸로 알고 있다”며 “한겨레는 삼성의 광고 중단을 비상하게 지켜보고 있다”고 밝혔다. 또 “삼성의 광고 중단이 삼성 수뇌부의 공식적인 결정인지 아닌지 궁금하다”며 “비상 체제를 가동해야 할 경우도 대비하고 있는 걸로 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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