게놈-지놈 외래어표기 ´게놈´판정승

외래어심의위'관례 따르는 것이 바람직'

논란이 되어 온 ‘Genome’의 올바른 표기는 ‘지놈’이 아닌 ‘게놈’이라는 결정이 나왔다.

국립국어연구원과 신문방송편집인협회가 함께 참여하는 정부언론외래어심의공동위원회(위원장 심재기·외래어심의위)는 5월 30일 회의를 열고 ‘Genome’의 우리말 표기를 ‘게놈’으로 확정했다.

그동안 ‘게놈’으로 써 온 ‘Genome’의 표기가 논란이 된 것은 5월 22일부터다.

중앙일보와 매일경제는 이 날 1면에 생명공학 관련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유전자(gene)와 염색체(chromosome)의 합성어인 ‘게놈’을 ‘지놈’으로 표기했다.

중앙일보는 22일자 1면에 ‘생명의 신비를 벗긴다’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게놈은 일본 및 독일식 발음이며 미국과 대다수 학자들의 발음에 따라 앞으로는 지놈으로 표기한다”고 밝혔다. 김진선 중앙일보 교열부장은 “나를 비롯해 ‘지놈’ 표기에 대한 반대의견이 있었다”며 “그러나 이번 시리즈를 시작하면서 타 신문사와는 다른 선도적인 입장에서 한 번 해보자는 쪽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밝혔다. 이현주 매일경제 교열부장도 “바꾸기 열흘 전에 과학기술부 출입기자가 건의해 학계의 의견수렴을 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 두 신문사는 보도가 나간 뒤 교열기자회로부터 지적을 받았다. 관례 상 표기에 어긋나기 때문이다. 과거 ‘링게르’라는 독일어가 미국식 발음에 따라 ‘링거’로 변천한 예는 있었지만 폴란드 대통령 ‘바웬사’의 원 표기가 ‘바웽사’가 맞다고 해서 아무도 ‘바웽사’로 표기하지 않는 것처럼 외래어 표기에는 ‘관습’에 따른 표기가 많다는 것.

외래어심의위는 ‘게놈’표기의 관례적 사용과 사전 등록 사례를 들면서 “외국어로서의 ‘지놈’과 우리말 외래어로서의 ‘게놈’을 구분해서 써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또 “‘게놈’으로 발음할 경우 국제적인 의사 소통 문제를 들고 있으나 외래어 표기는 국어생활의 표기와 어형을 고정하기 위한 것이지 외국어로 의사소통을 하기 위한 것이 아니므로 영어로 말할 경우에는 영어식 발음을 익혀서 하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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