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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사 인사고과제 개선점 많다

정리해고 악용 소지…"제도도입 앞서 내부합의 중요"

김창남 기자  2005.07.13 13: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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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부분 신문사에서 실시하고 있는 인사고과제를 둘러싸고 개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는 현 제도처럼 기사와 관련된 항목에만 집중될 경우 출입처의 특수성에 따라 차별적인 요소가 나타날 수 있을 뿐 아니라 평가항목이 대부분 추상적이어서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제도 본래 취지에서 벗어나 구성원들 간의 이해관계에 따라 불필요한 갈등을 빚을 수도 있다. 때문에 시행에 앞서 제도 취지에 대한 구성원간 공감대 형성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현황

현재 주요 신문사들 가운데 인사고과제를 시행하고 있는 언론사는 경향, 동아, 문화, 서울, 세계, 중앙, 한겨레 등이 있다. 이들 대부분은 인사평가에 대한 나름대로의 기준을 마련, 구성원들 간에 발전적인 경쟁을 유도하고 이를 통해 얻어진 결과물을 인사 및 성과급 지급 등의 자료로 활용하기 위해 도입했다.



이 밖에 조선일보는 본격 시행에 앞서 지난 1일부터 오는 10월 31일까지 간부를 대상으로 ‘근무평가제’를 시범적으로 실시하고 있다.



지난 2003년 ‘신인사고과제도’를 도입한 동아일보는 부팀장 이상 간부들에게 시범적으로 적용, 승진 및 승급자료로 활용하고 있다. 동아는 향후 노사합의에 따라 제도를 확대·실시할 예정이다.



하지만 본래 취지와 달리, 일부 언론사의 경우 정리해고 대상자를 가리기 위한 도구로 악용되고 있다. 실제로 2002년도 인사평가 제도를 도입한 A신문사는 당초 경상이익이 생길 경우 등급에 따라 성과급을 차등지급하기 위해 마련됐으나 지난해 신문불황과 맞물려 정리해고를 위한 자료로 변질됐다.



뿐만 아니라 이전 인사자료가 축적되지 않은 관계로 이전 공과를 무시한 채 해당 년도 인사평가만 반영돼 인사 불이익을 받는 경우도 있다.



일례로 B신문사의 경우 제도 도입에 앞서 좋은 평가를 받던 기자가 인사평가제도를 시행한 첫 해 부서장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점을 받아 인사상 불이익을 받기도 했다.





■ 평가항목 및 기준

인사고과를 매기는 평가 기준과 항목은 회사와 부서의 사정에 따라 차별적으로 마련됐다. 이는 회사 사정과 업무의 특수성을 고려하기 위한 방안으로써 평가에 따른 부작용을 최소화하기 위한 조치이다.



현재 인사고과제를 시행하고 있는 언론사 대부분은 평가 등급을 크게 S, A, B, C, D 5개로 나누고 있다.



이중 S와 D 등급의 경우 국실장의 추천에 의해 인사위원회에서 결정될 정도로 특별한 경우에만 적용된다. 또한 평가항목은 크게 △업무평가 △업무능력 △업무태도 등 3가지 항목으로 나눠졌고 이를 토대로 각 부서와 직급에 맞게 세분화됐다.



그러나 평가 내용을 살펴보면, ‘기사기획 능력을 충분히 발휘했는가’ ‘맡은 업무에 대한 전문성은 있는가’ 등 추상적인 질문이 많아 자의적인 판단이 개입될 소지가 높다.



이 때문에 일부 신문사는 시행에 앞서 시행착오를 최소화하기 위해 간부들을 대상으로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곳도 있다.





■ 문제점 및 개선

언론사에 있어서도 인사고과제 도입은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조직 내부 구성원 평가를 위해 일정한 기준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제도 도입의 기간이 짧거나 전무한 상태인 언론사의 경우 과학적·객관적 평가방법을 마련하지 않은 채 제도 도입을 서두르다 보면 불필요한 갈등과 반목을 야기할 수도 있다.



각사 인사 담당자들도 현 제도의 미흡한 점을 인정하고 있지만 ‘울며 겨자 먹기’식으로 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특히 언론사의 경우 업무적인 특수성뿐 아니라 출입처에 따라 기사 출고량이나 중요도에 있어서 차이가 나는 ‘구조적 문제’ 등을 안고 있다.



또한 평가자의 사적 감정이 개입될 경우 ‘고무줄 잣대’란 논란과 ‘편집권 훼손’이란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때문에 일부에선 이런 문제점을 사전에 방지하기 위해 다면평가제 등 안전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기도 한다.



세종대 허행량 교수(신문방송학과)는 “인사고과제 도입은 강제가 아닌 동의의 문제”라고 전제한 뒤 “정리해고를 위한 수단이 아닌 경쟁을 통한 신문품질 향상을 위해 도입되는 제도라면 개개인의 경쟁력 강화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