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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남봉우 팀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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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6회 기자상 본 심사는 조금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진행됐다. 앞서'이달의 기자상'에 출품했다가 떨어진 모 기자가'자신이 왜 탈락했는지'를 묻는 항의성 공문을 보내온 것. '혹시 심사 때 놓친 부분이 없나' 싶어 스스로 되짚어봤지만, 결론은 '틀리지 않았다'였다. 아마 다른 심사위원들도 마찬가지였을 것이다.
그 작품도 훌륭했지만, 당시 경합을 벌였던 더 아쉬운 탈락작들이 많았었다. 그만큼 기자상 출품작들의 경쟁이 심하다는 얘기다. 이번 달에도 8개 부문 44편이 출품됐다.
취재보도부문에서는 머니투데이의 '국세청, 론스타 등 외국계 펀드 세무조사 착수 및 후속보도'와 MBC의 '철도청 유전개발 의혹', SBS의 '나는 DJ의 딸입니다-진승현 게이트와 특수사업'등 세편이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머니투데이의 '국세청…'은 외국기업들의 탈세여부가 사회적 문제로 되는 시점에, 이들 기업의 문제점을 파헤친 시의 적절한 보도라는 의견이 중론이었다.
지난 4월 이래 두달 계속 파장을 일으켰던 MBC의 '철도청 유전개발 의혹' 보도는 첫 보도임에도, 뒤에 밝혀진 대부분의 내용을 담아낸 좋은 보도라는 평가를 받았다. 정권핵심 인사의 개입 의혹과는 별개로 철도청의 무리수를 조목조목 파헤쳐 수상작으로 하자가 없다는 평가였다.
SBS의 '나는 DJ딸입니다…'는 'DJ딸'이라는 민감한 이슈를 건드렸다는 사실을 넘어서, 대통령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국가정보기관이 직접 나섰던 사실을 깊이 있게 접근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서는 국민일보의 '팔려 다니는 북한 문화재'와 중앙일보의 '의원 258명 지난해 정치자금 씀씀이'가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국민일보의 '팔려 다니는…'은 북한문화재가 서울로 밀반출되는 경로를 중국 현지 취재를 통해 정밀하게 취재했다는 점이, 그리고 오랜만에 출품한 중앙일보의 보도는 정치자금법 한도액을 높이려는 정치권 일각의 의도에 쐐기를 박았다는 점이 높은 점수를 받았다.
기획보도 방송부문에는 KBS의 '고교야구 승부조작 심판양심선언 단독보도'가 수상작으로 결정됐다. 승부조작 현장을 똑 떨어지게 잡아냈다는 점, 그리고 심판의 양심선언을 이끌어냈다는 점 때문에 만장일치에 가까운 지지를 얻었다.
이 작품을 심사하는 과정에서 '취재윤리'에 대한 격론이 벌어졌다. 취재하는 과정에서 혹시 도청이나 몰래카메라 등이 활용됐을 가능성이 없느냐 하는 문제가 제기됐던 것. '취재보도가 아무리 공익적인 목표를 가지고 있다고 하더라도 절차의 정당성을 확보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고, '절차의 불법성이 있다고 하더라도 올바른 보도라면, 그 보도가 불법이 되는 게 아니다'라는 미국의 판례도 소개됐다. 하지만 '고교야구…'는 도청 등 위법사실이 뚜렷하지 않을 뿐 아니라 심판들의 양심선언이 바탕이 됐다는 점에서 결론을 내는 데는 큰 이견은 제기되지 않았다.
11편이 출품됐던 지역취재보도 부문은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안동 MBC의 '검찰 앞에서 벌벌'은 지방검찰의 무소불위를 잘 고발한 작품이라는 호평에도 불구하고 한 표가 모자라 아쉽게 탈락했다. 5편이 출품된 지역기획 방송부문과 역시 5편이 출품된 사진부문도 수상작을 내지 못했다. 특히 사진부문은 한국일보의 '고래가 춤추는 동해, 희망동 뛰논다'와 '식목일에 녹아내린 보물 479호 동종'은 각각 기획성과 특종성을 인정받았지만 표가 분산되면서 수상작 대열에 끼지 못했다.
지역기획보도부문에서는 부산일보의 '지역대학 최우수졸업자 뭐하나'가 심사위원 상당수의 호평 속에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부산이라는 제2도시의 대학 수석졸업자의 현주소를 조명해, 지방대 학생들의 취업 문제를 정곡으로 찌른 수작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부산일보는 175회 이달의 기자상에 이어 연속 수상작을 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