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5·18광주민주화운동' 25주년 단상

김옥조 광남일보 지회장  2005.05.25 11:52:11

기사프린트




  김옥조 광남일보 지회장  
 
  ▲ 김옥조 광남일보 지회장  
 
광주지역 언론사는 매년 `5월특집'을 만든다. 별도의 취재팀을 꾸려 망월동으로, 서울로, 경상도로, 때로는 해외로 나가 구석구석 뒤져 `5·18광주민주화운동' 관련 기획물을 내보낸다. 그야말로 신문과 방송들이 앞다퉈 `5·18'을 놓고 특집전쟁을 벌이곤 한다.



그 열기가 뜨거울 때는 신년특집이나 창간특집에 못지 않은 기획싸움으로 지역 언론판에는 `5월의 전선'을 형성하곤 한 기억도 생생하다. 그런 가운데서 `5·18'의 실체와 진실에 다가서는 수많은 자료 발굴과 새로운 사실 확인으로 특종에 특종을 거듭하는 성과를 올리기도 했다.



사실 80년 이후 `5·18'의 견인차는 지역언론이 한몫을 담당했다해도 과언은 아니라고 본다. 기자 한 사람 한 사람이 찾아내고 취재해 보도한 내용들이 결국 큰 산을 이뤘고 나아가 거대한 파고를 일으켜 `5·18'이 한국민주화의 상징적.역사적 사건으로 기록되게 한 면이 없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5월이 되면 편집국은 시끄럽고 바쁘고 어지럽기 짝이 없다. 수습기자들은 5월 한 달을 뛰면 사실상 반은 기자가 될 정도였다. 지난 20여년 동안 지역언론들은 `5·18'의 전국화, 세계화를 외치며 열정적 보도를 계속했다.



올해도 `5·18광주민중항쟁' 25주년을 맞아 5·18기념재단을 중심으로 많은 행사가 펼쳐졌다. 옛날 같으면 도청 앞 금남로와 대학가마다 거친 시위의 연속으로 사회부.사진부 기자들의 손발에 땀이 났을 터다. 그러나 지금은 거친 투쟁의 목소리는 사라졌다. 명예를 되찾아 모두 예술로 승화하는 작업에 집중되고 있다. `5·18'의 가치와 의미를 부여하는 창작활동이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이젠 문화부 기자들의 손가락이 시릴 정도다. 하지만 딱히 주목을 끌만한 `5.18' 기획 특집이 지면이나 화면을 가득 채우는 것을 보기 어려워 아쉬움이 남았다.



그런 가운데서도 이번 5월을 지나며 개인적 감회는 있었다. 일부 중앙 언론사들이 올해 `5·18'을 전후로 `광주'에 애정 어린 시선을 보낸 점이다. 기자이기 이전에 광주시민으로서, 독자.시청자로서 `5·18광주민주화운동'을 `5·18광주민중항쟁'으로 부르고 싶다고 말한 한 앵커의 당당한 멘트를 듣고 느슨해진 나 자신을 되돌아보게 됐다. 지난 사반세기 동안 외쳐온 `5·18'의 전국화.세계화의 작은 메아리를 듣는 것 같았다.



연극 `오월의 신부'를 보면서 올 `5·18'이 꼭 정치권의 `호남발길'의 구실만은 아니라는 생각을 갖게 해 `뜨거운 남도'의 불씨를 되살리려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