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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체 확인 없고 의혹만 부풀려

'DJ 딸과 진승현 게이트' 언론 보도 비평

차정인 기자  2005.04.26 15:2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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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일 SBS 뉴스추적이 방송한 김대중 전 대통령의 딸과 국정원 개입, 진승현 게이트 관련 보도 이후 언론의 보도는 실체 확인 없이 의혹만 부풀린 격으로 끝나가고 있다.



언론 특히 신문의 경우, 별도 취재력을 발휘해 관련 사실을 쫓아갔지만 정치권을 비롯한 사회적 여론이 ‘사생활 파헤치기’로 몰리자 후속 기사가 나타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SBS 뉴스추적이 보도한 내용은 크게 두 가지. 김 전 대통령에게 숨겨진 딸이 있다는 것과 이를 숨기는 과정에서 국정원이 개입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것으로 2000년 당시 한창 사회적 파장을 불러왔던 ‘진승현 게이트’와의 개연성이 핵심이다.



SBS 보도를 바탕으로 언론이 제기한 의혹은 △DJ 딸 진위 여부△국정원 개입 여부 △왜 이 시점인가 등이다. 이와 함께 SBS 보도 자체가 ‘사생활 침해 보도’인가 ‘알권리 탐사 보도’인가의 논란도 나타났다.



가장 적극적인 반응을 보인 신문은 동아, 중앙, 세계 등이다. 동아는 20일자 1면과 5면을 시작으로 “대통령 ‘치부 가리기’ 국가기관 동원 의혹”을 제기하고 이후 진승현 게이트 등의 재수사 가능성과 국정원이 개입됐다면 수사와 처벌 대상이 되는지 여부를 보도했다.



중앙은 ‘진승현 선처 호소문’을 별도로 입수해 SBS 보도 내용을 뒷받침하며 무게를 실었다.



세계는 SBS 보도 이후 정치권 및 일반 여론 등을 다양하게 보도했으며 대부분의 언론도 시간이 지나면서 나타나는 DJ 측의 입장과 딸이라고 주장하는 관계자들의 반응을 보도했다.



그러나 많은 기자들이 직접 취재를 위해 보도 대상 관련자들에 접촉을 시도하면서 또 다른 사생활 침해와 인권 침해 문제가 거론되기도 했다.



이 같은 언론들의 의혹 제기와 추가 취재는 결과적으로 해답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김 전 대통령 측이 강한 유감을 표명하며 내용을 부인했고 정치권도 별다른 반응이 없기 때문이다. 특히 ‘딸’의 진위는 DJ 측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은 분위기인데다 사회적 여론도 사생활을 부각시키지 말라는 흐름이라 다소 망설이는 흐름이 나타났다.



신문들의 사설도 여느 사건과는 달리 비교적 차분했다. 20일자 문화가 첫 번째 언급을 통해 “이 보도를 주목하는 것은 전직대통령의 사생활 문제와 관련된 흥밋거리이기 때문은 결코 아니다”면서 “그러나 일국의 최고 정보기관이 재직 대통령의 사생활 관리에 동원되었다는 의혹은 철저히 규명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21일부터 이어진 조선, 동아, 경향 등 대다수 중앙일간지 사설은 대부분 비슷한 내용으로 “사생활은 보호받아야 한다. 그러나 국가 기관 개입 여부는 규명해야 한다”는 논조였다.



SBS 뉴스추적팀 관계자는 “보도의 초점은 국가기관 개입”이라면서 “(DJ 딸에게) 확인된 이상의 재산이 있을 가능성에 대해 언급했지만 대부분 언론들은 추가 취재를 하기보다는 ‘DJ의 딸’이라는 것과 이에 대한 정치권 파문 등에 그쳐 아쉽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