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
| |
▲ 김신용 기자 |
|
| |
“동아 기자들이기에 할 수 있었을 겁니다. 사실 언론사는 기자들이 주인 아닙니까.” 최근 동아 기자들의 총회 등 일련의 사태를 보고 경쟁지 기자들이 한 말이다. 이 말에는 나서야할 때 나서는 동아기자들에 대한 칭찬과 부러움이 함께 깔려 있다.
그동안 동아는 ‘만년 동메달’이라는 꼬리표가 붙어 다녔다. 지면은 경쟁력을 잃어 가고, 경영은 적자의 연속이었다. 경쟁지에 비해 회사의 비전 제시도 미흡했다. 회사실세를 향한 줄서기와 충성문화도 점입가경이었다.
자연스레 조직문화는 경직되고 의사소통의 혈류도 막혀버렸다. 숨이 헉헉 막힐 정도였다. 지난 2월말에 단행된 인사는 특정고 중심이라는 비난도 일었다.
결국 회사의 성장엔진 역할을 해온 기자들이 하나 둘 회사를 떠나기 시작했다. 대선배들도 권고사직을 받고 나가야 했다. 최근 2∼3년 사이 떠난 기자만 40여명에 달한다.
하지만 어떤 선·후배도, 회사도 이들을 잡지 못했다. 잡을 명분도 잡을 비전도 줄 수 없었다.
동아 기자들은 이러한 총체적 위기를 더 이상 두고 볼 수 없었다. 기자들은 지난 11일 1백여명이 참여한 가운데 기자총회를 열었다. 다음날에는 각 기수별 간사모임을 가졌다. 기자들은 이 자리에서 할 수 있는 모든 말을 토해냈다.
기자들은 4시간이 넘는 격론 끝에 편집국장 재신임을 비롯해 회사비전제시, 취재·편집환경개선, 신인사제도 보완 등 4가지를 요구했다. 한마디로 “돈을 더 달라”가 아닌, “살맛나는 일터를 만들어 달라”는 것이었다.
회사 경영진은 길게 고민하지 않았다. 이례적일만큼 ‘열린 자세’로 수용했다. 즉각 편집국장의 사의를 받아들이고 나머지 3개항에 대해서도 대부분 수용키로 했다. 변화를 선도할 신임국장도 파격적으로 기용했다.
‘무혈개혁’이 이뤄진 셈이다. 하지만 개혁의 완성은 이제 시작이라 할 수 있다. 기자들도 스스로를 뼈저리게 ‘개혁’하지 않으면 안되기 때문이다.
즉 변화의 흐름을 간과하는 ‘전근대적 기자가치’에 매몰돼 있지 않았는가, 매체 1등을 만들기 위한 주체적 사고를 했는가를 먼저 반성해야 할 것이다. 나아가 자신의 기사·편집이 독자를 얼마나 만족 시켰는가, 혹시 이념적 스탠스에 따라 펜 끝이 휘지는 않았는지 솔직히 자문해 봐야 한다. 그래야 ‘동아기자가 기자답다’는 말이 나올 수 있다. 군부독재정권하에서의 정론, ‘동아투위’의 자유언론 수호정신으로 상징되는 동아의 저력이 기자들로부터 다시 발원되기를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