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향신문 기자들은 주 5일제 근무와 관련 “제도 취지에는 환영하지만 제도적인 뒷받침이 미비해 실효성은 의문”이라고 말한다.
지난해 노사간 단체협상을 통해 올 3월부터 주 5일제를 조기 실시한 경향은 제도정착을 위해 노사간에 세부사항을 협의 중이다. 물론 큰 틀에서 ‘최대한 쉴 수 있도록 배려하겠다’는 것이 기본 방침이다.
그러나 각 부서간의 업무상 특성 때문에 주 5일제 근무가 자칫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 부서 간 박탈감을 조성할 수 있는 위험도 안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해소하기 위해 경향은 현재 국실별 업무 특성과 인원 등을 고려해 여러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 이 가운데 정해진 기본 원칙은 국실별 상황에 따라 금·토요일이나 토·일요일, 일·월요일에 쉬고 부득이한 경우는 주중에 대체휴가를 쓰는 것을 주요 골자로 하고 있다.
이는 신문시장의 어려움 속에서 주 5일제의 취지를 살리면서 동시에 회사의 인건비 부담을 최대한 억제하고자 하는 의도가 담겨져 있다.
이런 기본 원칙아래 경제부와 산업부 등 일부 부서의 경우 2개조로 나눠 금·토요일 혹은 토·일요일에 쉬게끔 하고 있다. 사회부나 정치부는 토요일과 야근 다음날을 쉬는 것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현 인력체계로 ‘운용의 묘’를 살려 법 취지에 맞추자는 의도다. 대신 휴일로 생긴 출입처 공백은 해당 부서원이나 전 출입기자의 몫이다. 이들은 출입처 크로스체크 등을 통해 공백을 메우고 있다.
그러나 일각에선 전문적인 지식을 필요로 하는 부서에 있어 이런 대책은 ‘고육책’에 불과하다는 지적도 있다.
해설성 기사를 중요시하는 정치부나 전문성을 필요로 하는 일부 출입처의 경우 출입기자가 아닌 이상 기사의 완성도를 기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비교적 주 5일제 시행과 관련해 대비책이 갖춰진 부서에서도 적잖은 불만이 나오는 가운데 편집부의 경우 인력보강이 뒷받침되지 않은 상태에서 주5일제 시행은 ‘그림의 떡’이다.
타 부서의 경우 휴일에 앞서 기획기사를 출고하거나 연합기사 등을 통해 대체가 가능하나 편집부는 한 기자가 쉴 경우 다른 부서원들이 이를 도맡아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추가적인 인력 채용이 힘든 여건에서 근무적인 대책을 마련하기 힘든 상태이다.
이에 대해 이영만 편집국장은 “신문시장이 어려운 상황에서 인력보강이 힘들기 때문에 최대한 쉴 수 있는 아이디어를 짜고 있다”면서 “편집부의 경우 상대적으로 지면이 적게 나오는 금·토요일판 등을 전후로 해 최대한 쉴 수 있도록 배려할 것”이라고 말했다.
조선일보
“휴식이 없는 인생은 어리석을 뿐이다. 신문사 기자 가족도 한 날 한 시에 같이 식탁에 앉아 밥 먹을 권리가 있다.”
조선일보 노동조합이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앞두고 노보에 쓴 글 중 일부이다.
그만큼 조선노조는 주 5일 근무제 시행을 기대하고 환영했다. 하지만 주 5일제를 시행한지 4개월째에 접어들고 있는 지금, 조합원들의 충족감은 크지 않다.
조선은 방상훈 사장의 지시로 주 5일제가 앞당겨 시행하고 있다. 물론 7월1일 본격 시행을 앞두고 세부사항에 대한 노사간 단체협상이 남아있는 상태이다.
조선은 주 5일제 정착을 위해 우선 소속 취재팀 내에서 팀원들간에 ‘금·토, 토·일’ 휴무조를 나누어 근무조를 편성했다. 단독 출입처, 단독 팀원의 경우는 부서내에서 다른 출입처 또는 다른 팀 소속 기자들이 품앗이하듯 대체근무를 하고 있다.
지방주재기자들의 경우 토요일자 지방면을 전국 통판으로 제작하고, 취재 및 기사송고는 인근 지역 근무자간에 보완하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각 부서마다 문제점들이 도출되고 있다. 또한 부서간 주 5일제 편차나 만족도가 양극화되고 있다.
편집부의 경우 ‘낮밤놀이(오늘 낮 근무하면 내일 야근하는 것을 빗댄 말)’가 없어졌다. 편집부의 주 5일제를 위한 노력은 눈물겹다. 리베로 5명을 구성, 누가 쉬면 대신 판을 짜주고 있다. 또 새벽 2시까지 야근한 사람도 다음날 놀아야 한다. 다음날은 당연히 휴무일 처리를 한다.
한마디로 변형, 운영되고 있는 셈이다. 억지로 주 5일근무제가 유지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부의 경우도 열악하기는 마찬가지이다. 쉬기는 쉬는데 주중에 하루를 쉰다. 기동팀과 법조팀 소속 기자와 단독출입처 기자는 쉬다가 사건이 터지면 바로 나와야 한다. 실제로 기상청 출입기자는 휴가도중 폭설이 내려, 휴가지에서 기사를 송고해야 했다.
문화부와 스포츠부의 경우도 팀별 마감이 날짜별로 달라 제대로 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상대적으로 경제부와 산업부는 주 5일 근무제가 정착되고 있는 편이다.
따라서 기자들은 주 5일 근무는 계획적이고 예상 가능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지금처럼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는다면 생활리듬이 깨진다는 것. 또 1,2진이 있는 출입처가 있는 경우 가능하지만, 독립출입처가 있는 기자들은 백업시스템을 갖춰야 한다고 지적하고 있다.
편집국의 한 기자는 “주 5일 근무제는 절대인력이 안되면 불가능한 실정”이라며 “회사의 보상과 부서장의 의지, 인원보강 등 3박자가 갖춰져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