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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성근 SBS 논설위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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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보작 내용도 중요하지만 출품 과정·형식에도 정성 들여야
사회적 변화가 현란한 시대이다. 한국기자협회 ‘이달의 기자상’ 심사분위기도 뜨겁다. 현장을 뛰는 기자들의 발걸음이 그 어느 때보다 분주해졌다는 걸 심사위원들은 안다. 정확히 말하자면 출품작간 경쟁은 치열해졌고 심사위원들의 번민과 고뇌는 첨예해졌다는 것이 더 맞을 듯하다.
174회 ‘이달의 기자상’에는 51편이 출품됐다. 후속기사를 첨부해 지난달에 이어 재심사에 올려진 ‘한겨레’의 타이 노동자 앉은뱅이 병까지 따지면 모두 52편이 된다. 저마다 단독보도였거나 발상의 신선함, 추적의 치열함이 돋보인 현장기자들의 생생한 기록이었다. 특히 29편이나 출품한 지역 회원사들의 분발이 돋보였다.
취재보도부문에선 대구 매일신문의 일본 시마네현 독도 영유권 TV광고와 한겨레의 이헌재 부총리 부인의 위장전입의혹이 수상작으로 뽑혔다. 매일신문의 경우 소나무 재선충 기획보도를 위해 방문한 시마네현에서 우연히(?) 거둬 올린 수작이란 점이 평가받았다. 독도 분쟁이 본격화되기 20일전, 최초의 이슈화였다. 우연한 행운으로 치부할 수만은 없는 취재의 치열성이 담겨 있었다. 한겨레의 이헌재 부총리 부인 위장전입 추적 폭로기사는 이 부총리의사임을 부른 타사 후속보도와의 파괴력 비교 등 논란이 있었지만 똑같은 자료를 놓고 벌인 민첩한 대응, 준비성 그리고 최초 보도란 점이 호평을 받았다.
기획보도 신문통신부문에선 세계일보가 낸 참여정부 핵심공약 177개 추진상황 평가 보도가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언론의 감시기능을 다한 고발성 기사란 점에서 후한 점수를 받았다. 방송부문에선 SBS의 ‘형 집행정지, 풀려나면 그만’과 MBC의 ‘이주노동자 자녀시리즈’가 예심을 거쳐 최종심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였으나 유사한 기획보도가 이전에도 많이 있었다는 지적에 따라 아쉽게 수상작에 합류하지 못했다.
지역취재보도부문에선 예심 15편, 최종심 5편이 치열한 경쟁을 벌인 끝에 뉴시스의 ‘4·15 총선 불법도청 파문’과 ‘대구방송 U대회 광고로비 사건’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불법도청 파문편은 열악한 지역취재 환경 속에서 발굴한 수작이란 점에서, U대회 광고로비사건은 묻혀 버릴 뻔한 사건을 지역에서 파헤쳤다는 점에서 심사위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지역기획부문에선 경인일보의 ‘생떼 공화국’이 지역적 특성을 고발했다는 점에서 평가받았고 CBS광주의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노동자’ 편은 날로 열악해 지는 근로자 권익보호에 언론사가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한다는 명제를 낳으며 수상작으로 선정됐다.
특히 전문보도 부문에선 연합뉴스의 ‘난장판 민노총 대의원총회’는 난장판이 된 현장의 모습을 사진 한 컷만으로도 생생히 전했다는 점에서, 그리고 카메라를 꺼내기 두려운 현장 분위기 속에서도 기자정신은 살아있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비록 수상의 기쁨은 선별적이었지만 출품작 모두에 담긴 현장기자들의 열정에 박수를 보내며 몇 가지 첨언하고 싶다.
첫째 포장에 더 신경 써 달라는 것이다. 대단히 의미있는 발군의 기사가 요령부득의 취재경위 설명이나 과포장으로 선정 레이스에서 뒤쳐지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 방송출품작의 경우는 오디오가 들리지 않거나 비디오가 나오지 않는 경우도 있으니 안타깝기 그지없다.
둘째 수상작 선정에 대한 문제제기에 좀 더 신중해 달라고 주문하고 싶다. 최근 일부 회원사의 문제제기에 안팎의 시선이 곱지 않다. 본말은 젖혀 두고 의혹만 증폭되니 난감하기 그지없는 일이다.
기자협회는 일단 문제제기를 발전적 징후 혹은 성장 통으로 받아들이고 시스템 점검과 대책 마련에 들어갔다. 4월중 세미나를 열고 더 많은 의견을 수렴해 더 좋은 심사시스템을 도입할 예정이다. 그러나 심사의 방향은 여전히 아쉬운 탈락은 있을 수 있어도 턱없는 수상만은 막자는 쪽이란 점을 미리 알린다.
174회 심사위원회에 처음 참여한 동료 위원의 말은 “이렇게 치열하고 공정하게 심사가 이뤄지는지 몰랐다.”였다. 수상자에겐 축하의 박수를 그리고 상을 받지 못해 섭섭할 마음에는 치열하고 공정한 위로를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