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정성, 인권 침해 등 연예 저널리즘의 질적 성장을 위해서는 기자들의 윤리 의식의 재고와 포털로의 선택적 기사 전송 등이 이뤄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한국기자협회와 한국언론재단은 1일 남한강 연수원에서 ‘방송연예담당 기자의 위상과 그 역할’이라는 주제로 제42회 기자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기자포럼은 현장의 방송연예 담당 기자들이 직접 제안해 이뤄진 것으로 일간지 기자, 포털 연예 뉴스 기자, 방송작가, PD 등 30여명의 콘텐츠 생산자들이 주제 발표 및 분임 토론 등을 펼쳤다.
‘방송연예 관련 기사,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발제에서 한국외국어대학교 김영찬 교수(언론정보학부)는 최근 언론의 방송연예 관련 보도행태에 대해 두 가지 모순을 지적하고 △한류 보도, 산업 · 경제적 논리에 함몰 △연예인 보도, 인권 사생활 보호 배제 선정적 경향 등으로 진단했다.
김 교수는 “연예인 관련 보도의 문제점과 관련해서 스포츠 신문, 일간지들을 비롯해 인터넷 미디어, 특히 포털사이트의 뉴스 서비스를 주목할 필요가 있다”면서 “포털에 공급되는 연예 기사는 상품 가치와 연관돼 선정적인 경향을 보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김 교수는 “현재 보다 더 엄정한 수준의 게이트키핑이 필요하며 기자협회 윤리강령 및 실천요강을 체화하고 준수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방송연예 보도기사의 소재선정과 보도형태, 이렇게 개선돼야 한다’는 주제의 두 번째 발제에서는 김일중 방송작가는 △시청률 집착 보도 △선입견 보도 △네티즌과 시청자의 혼동 △칭찬에 인색한 보도 등을 지적하고 “기자는 우리 사회의 MC로서 나서서 웃길 필요도, 나서서 흥분할 필요도 없이 그저 각자의 의견들을 정리하고 유도하고 소수의견을 안배하는 것이 본연의 임무가 아닐까 한다”고 밝혔다.
토론에서 EBS 임종수 정책위원은 “특종에 대한 강박관념을 버려야 하며 지나친 경쟁은 오히려 포털을 더더욱 키워주는 꼴”이라며 “선별적으로 포털에 기사를 공급함과 시청률 관련 보도는 일체 하지 않는다는 선언도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MBC 문철호 홍보부장은 “방송사 데스크들은 아침마다 시청률 보고 받고 있다”며 “기존 매체와 신생 매체와의 차별, 영향력 등이 구분돼야 한다”고 말했다.
KBS 지영수 PD는 “프로그램 제작자들은 객관적 평가를 기대하고 있으나 방송연예 기사들은 대부분 비판적”이라며 “프로그램 제작에 영향을 주기 위해서는 객관적인 분석과 대안 제시 등도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이어 열린 분임 토론에서는 △1조, 방송연예기사 홍보물인가 기사인가 △2조, 방송연예 산업의 권력화 문제 △3조, 지상파와 시청률 중심 보도에서 어떻게 벗어날 것인가 등을 논의했다.
1조 발표에서 경향신문 김정섭 기자는 “기획사에서 배포한 일방적인 보도자료를 기사화 하는 것은 지나친 경쟁 구도에서 비롯된 것”이라며 “매체별 특성에 따른 독특한 시각의 기사와 방송 연예 산업의 구조적 분석 및 대안 제시라는 심층 보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2조 발표에서 세계일보 안용성 기자는 “거대 기획사들이 방송 프로그램 제작에 참여하며 권력화되고 방송의 공익성도 위협 받고 있다”며 “기자들이 근본적으로 연예 산업 시스템에 대한 공부를 통해 견제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3조 발표에서 한국일보 김대성 기자는 “시청률 보도는 방송의 연성화, 선정성 등 부작용의 악순환을 반복하게 한다”면서 “시청률을 완전 배제할 수는 없으나 언론에서도 경쟁의 우위를 위한 보도보다는 심층 분석을 행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이번 기자포럼을 주도적으로 제안한 문화일보 이인표 기자는 “이번 포럼에서 결론을 얻기보다는 결론을 도출하기 위한 첫걸음”이라며 “스포츠지가 참여하지 않아 아쉽지만 기자들 스스로가 문제 의식을 갖고 움직인다면 연예 저널리즘의 변화를 기대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정인 기자 pressch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