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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불법녹취' 관련...내외부 반응 다양

KBS 기협, PD협 등 노조에 "신중한 대응" 요구
경영협, 한나라 "임원진의 책임있는 자세" 촉구

이종완 기자  2005.03.25 18: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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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보> KBS '불법녹취'과 관련, 사측이 대국민사과와 함께 경영진 감봉 등 수습책을 제시했으나 노조는 일단 정 사장 자진사퇴 권고시한인 29일까지 추이를 지켜보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어 KBS '불법녹취' 파장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는 물론 KBS 내부 구성원들조차 이번 사건에 대해 각기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해결책 마련이 쉽지 않을 전망이다.



KBS 기자협회는 25일“10대 노동조합 출범 후 극단으로 치닫는 노사관계는 일차적으로 사측의 책임이겠지만 지나치게 노사관계를 대립으로만 끌어가려는 노조 역시 책임을 면할 수 없다”며 “노동조합은 어떤 자세가 공영방송 KBS를 위해 합리적인 행동인지 신중하게 판단하고 행동할 것을 촉구한다”며 노조의 자제를 촉구했다.



PD협회도 ‘노조집행부의 성급한 대응에 우려를 표명하며…’란 제목의 성명서를 발표하고 “현재 노조원들의 정서와 견해가 여러 갈래가 갈라져 있는 것을 노조집행부는 분명히 이해해야 한다”며 “일부의 의지로 상황을 한쪽으로 급히 몰아가는 것에 동의할 조합원은 많지 않다”고 신중을 요구했다.



아나운서협회도 마찬가지로 “치유하기 힘든 상처를 남길 이번 사태에 대해 심각한 반성과 냉정한 비판을 표하며 현명하게 대처할 것을 다시 한번 노사 양측에 촉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경영협회는 “이번 사건의 진상을 한 점 의혹 없이 철저히 규명해 줄 것을 회사와 노조에 강력히 촉구한다”면서도 “자신의 직분에 충실하고자 했던 무고한 젊은 직원 희생으로 마무리한다면 KBS 구성원들로부터 심각한 저항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해 사측의 일방적인 노무팀 직원에 대한 책임추궁을 비판하기도 했다.



정치권과 시민사회단체의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국회 문광위원회 소속 한나라당 의원들도 성명을 통해 “KBS의 명예와 도덕성에 치명적 타격을 준 이번 불법 도청행위에 대해서는 사장과 임원진이 전적으로 책임지고 사퇴해야 한다”며 “4월 임시국회에서 KBS의 정도를 벗어난 방송행태를 엄중히 묻겠다”고 말해 정치문제로 비화할 가능성도 커졌다.



민언련은 ‘철저한 진상규명이 우선이다’는 논평을 통해 “노조회의를 몰래녹음하는 행위는 어떠한 이유에서도 정당화될 수 없는 만큼 철저한 진상이 밝혀져야 한다”면서도 “우려를 불식시키기 위해서라도 KBS 노조가 이 사태에 현명하고 이성적으로 대처해주길 기대한다”고 말해 상황이 감정적으로 치닫는 것에 대해 우려를 표시했다.



이처럼 KBS 내부 구성원들의 목소리가 다양하게 표출되고 있는 것에 대해 KBS 노조 관계자는 “언로의 자유가 있기 때문에 구성원들의 의견은 다르게 나올 수도 있다”며 “우선 (자진사퇴 요구 시한인) 29일까지 지켜볼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편 사측은 25일 오후 열린 임원회의 결과를 토대로 보도자료를 내고 “KBS의 도덕성과 명예를 회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먼저 이번 사태에 대한 진상조사가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노사 공동의 진상조사위원회 구성과 결과에 따른 관계자의 중징계, 노무팀 해체, 전 경영진 3개월 감봉처분을 내리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KBS 정연주 사장은 오후 4시경 이번 사태와 관련, 노조실을 방문해 노조측에 직접 사과하는 방안을 제시했으나, 노조측이 "특별히 만날 이유가 없다"는 이유로 정 사장의 제의를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