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신문이 사상 최대의 적자를 기록하는 등 최악의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 2002년 무료신문 등장 이후 가판시장이 붕괴되면서 그 여파가 신문판매와 광고시장까지 영향을 끼쳐 생존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는 것.
뿐만 아니라 기자들에게도 이런 파급이 미쳐 일부 스포츠신문사의 경우 임금이 체불·미지급되거나 기자들이 광고영업으로 내몰리는 일도 속출하고 있으나 경영진의 책임 있는 자세는 찾아보기 힘든 실정이다.
이에 따라 스포츠신문 구성원들은 각사 노조를 중심으로 생존권을 지키기 위해 행동으로 나서고 있다. 이런 맥락의 일환으로 지난 17일에는 기협 이상기 회장이 스포츠지 회원사 지회장들과 만나 협회 내에 스포츠지 기자들과 언론학자 등으로 이뤄진 TFT(위원장 김사승)을 구성, 고용불안 등의 현재 스포츠지가 처한 현실에 대한 문제점 분석과 대응방안을 만들기로 합의하기도 했다.
현황
지난해 굿데이 파산 이후 스포츠신문 시장은 4개사 중심으로 재편됐으나 판매율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지난해 스포츠신문사의 적자규모는 A사의 경우 1백50여억원, B사 1백70여억원(패션사업 포함), C사 1백여억원 등으로 사상 최대 규모였다.
한 스포츠신문 관계자는 “그동안 광고 수익의 비율이 전체 수익 가운데 80%를 차지했으나 작년에는 65%까지 떨어졌다”며 광고수익의 ‘경착륙’을 우려했다.
이런 가운데 각 사별로 고강도의 구조조정이 단행되면서 지난 한 해 동안 명예퇴직이나 희망퇴직, 정리해고 등을 통해 회사를 떠난 구성원들은 스포츠지 전체 구성원(굿데이 제외) 7백70여명 중 1백83명에 이르고 있다.
문제점
무료신문 등장과 광고시장 장기불황이란 직격탄을 맞은 스포츠신문사들은 위기탈출을 위해 그동안 판매증대보다는 인력 감축 등 비용절감에 중점을 뒀다. 이 때문에 회사를 떠난 사람이나 남아있는 사람 모두 고통을 감내해야 하는 실정.
스포츠투데이의 한 중견 기자는 “인력 구조조정 이후 담당해야 할 분야가 늘어나면서 큰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다”면서 “그렇다고 신문시장이 어렵다보니 인력보충을 요구하기도 힘든 상태”라고 하소연했다.
또한 일부 스포츠신문의 경우 임금이 체불되거나 3∼4개월째 임금이 지급되지 않으면서 생계에도 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이로 인해 일부에선 월급이 지급되는 것만으로도 다행이라는 푸념 섞인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이처럼 스포츠신문 전체가 공멸의 위기에 직면하면서 일부 신문에선 기자들을 광고 영업에 내몰기도 한다. 실제로 스포츠투데이의 경우 광고실적이 퇴직 및 무급휴직 대상자 선정기준에 포함되면서 물의를 일으킨 바 있다.
이런 크고 작은 문제들이 맞물리면서 최근에는 스포츠신문 4사 노조를 중심으로 ‘생존권사수 투쟁본부’를 구성, 공동 대응에 나서고 있다.
대안
스포츠신문이 직면한 문제는 신문시장의 장기불황뿐 아니라 무료신문 등장, 포털 사이트의 급성장 등 복합적이다. 때문에 가장 근본적이고 실천 가능한 문제에서부터 해법을 찾아 나가야 한다는 지적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 가운데 종이신문의 1차 생산품인 콘텐츠 권리 강화에 대한 필요성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이는 스포츠 4개사들이 자사가 운영하는 사이트에 대한 유료화를 심도 있게 논의해야 할 시점에 도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를 위해 현재 각사 노조를 중심으로 △포털 사이트에 제공되는 전문 기사를 기사의 제목이나 일부 내용만을 제공하는 형태로 전환 △지난 기사에 대한 유료화 등을 통해 정보의 누수를 최소화하자는 논의가 일고 있다. 이에 따라 이러한 논의를 이끌 주체와 각 사마다 실타래처럼 얽힌 이해관계를 어떻게 조율하느냐가 관건으로 등장했다.
스포츠서울 이보상 경영기획실장은 “유료화 문제는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식”이라며 “한 개사라도 참여하지 않는다면 다른 신문사들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지난 2002년에도 유료화 문제에 대한 논의가 이뤄졌으나 일부 스포츠 신문사의 미온적인 태도로 이뤄지지 않았다.
이와 함께 스포츠저널리즘 재정립에 대한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한류나 대중문화, 프로스포츠 분야에 대한 수용자들의 수요는 증가하고 있으나 이를 충족할 만한 콘텐츠가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순천향대 장호순 교수(신문방송학과)는 “그동안 스포츠신문이 독자들의 새로운 욕구를 충족시키지 못했다”며 “스포츠저널리즘에 대한 재정립을 통해 신문에 대한 신뢰성을 회복하는 것이 급선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