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 누드패러디 논란과 관련, KBS 정연주 사장이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공식 사과하고 관련 프로그램 폐지방침을 밝히자 내부 구성원들이 정치적 외압에 밀려 공영방송의 품위를 훼손시켰다며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18일 한나라당 의원들은 지난 15일 KBS 2TV '생방송 시사투나잇'을 통해 보도된 한나라당 전재희, 박세일 의원의 얼굴을 누드그림에 합성한 패러디를 내보낸 것과 관련, 항의의 뜻을 전달하기 위해 이날 오전 정연주 사장을 찾았다.
한나라당 의원들은 정 사장을 항의 방문한 자리에서 사건 경위에 대한 설명과 함께'시사투나잇' 자체의 정치적 편향성에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이에 정 사장은 한나라당 의원들에게 공식적인 사과와 함께 해당 프로그램의 폐지 뜻을 전해 일단 사태가 종결되는 듯 했다.
그러나 정 사장의 프로그램 폐지 소식이 전해지자 해당 프로그램 외주제작을 맡았던 제작진들은 언론인터뷰를 통해 제작진과 상의 없는 일방적인 결정에 수긍하기 어렵다며 반발하고 있고 민언련과 한국인터넷기자협회 또한 KBS와 한나라당을 싸잡아 비판하고 있다.
KBS 노조 또한 21일 '정 사장은 한나라당에 대한 사과를 철회하라'는 성명서를 통해 "공영방송 대표의 기본적인 자세는 방송의 독립과 제작의 자율성, 표현의 자유를 옹호하고 제작진을 보호하려는 의지를 보였어야 했다"며 "패러디 뉴스가 공영방송의 품위를 훼손시켰는지를 논하기 전에 정 사장의 이런 태도가 공영방송의 품위를 훼손시킨 것은 아닌지 되물어 봐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란이 불거지자 내부 구성원들은 정 사장이 내부 개혁추진 과제로 내세웠던 수신료 인상 계획과 사상 최대 적자에 대한 올 예산 결산 심의과정에서의 정치권의 도움을 얻기 위한 ‘전략적 고려’가 아니었겠냐는 해석이 제기돼 ‘정 사장의 선택이 옳았느냐’에 대한 찬반논란이 가속화되고 있다.
한 KBS 관계자는 "수신료 인상 등 KBS가 앞으로 정 사장 뜻대로 정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정치권의 힘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기 때문에 이런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편 논란이 되고 있는 '시사투나잇'은 지난 22일 독도 영유권 문제와 한 일 어업협정에 대한 방송을 내보내면서 동해 대신 '일본해'라고 표기된 지도를 사용, 네티즌들로부터 항의를 받자 게시판을 통해 사과하는 해프닝을 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