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일보는 16일 이사회를 통해 송희영 前출판국장을 편집국장으로 임명했다. 이상철 전임 편집국장은 이사로 발령했다. 조만간 후속인사도 단행할 방침이다. 조선 내부에서는 예정에 없던 인사 때문인지 그 배경에 궁금해 하는 분위기다. 언론계에서도 이례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이 前국장은 편집국장을 지낸지 1년밖에 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또 그가 특별한 과오를 낸 것도 아니어서 궁금증은 컸다. 조선 편집국장의 경우 보통 2~3년을 하는 것이 ‘관습법화’ 돼 있는 점을 감안하면 더욱 그렇다. 교체요인에 대한 갖가지 분석도 쏟아졌다. 인사권자가 아니면 모르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각종 설은 꼬리를 물었다.
우선 지면과 관련한 내부 ‘불협화음설’이다. 북한 미사일문제 등 사회적 이슈가 된 사안에 대해 기사가치가 다운돼 보도된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지면제작과 관련해 내부에서 마찰이 가끔 있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 경우 이 前국장의 ‘경험치’로 볼 때 설득력이 약하다.
또 한 가지는 ‘조갑제=조선일보’란 등식의 이미지를 벗고자 교체했다는 설이다. 참여정부 2년 동안 정부와 대립각에서 월간조선 조갑제 사장의 발언은 때로 과격하리만큼 정도에 벗어나, 곤혹스러웠다는 것이다. 따라서 이 前국장을 월간조선 대표로 보내기 위한 정지작업 차원이라는 것이다. 즉 이 前국장을 월간조선으로 보내 조선의 이미지를 벗고자 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경우 이달 말에 월간조선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이어서 그럴 듯하게 들린다.
하지만 월간조선은 독립체산제로 운영되는 회사인 만큼 조선일보에서 이러쿵저러쿵 간여할 입장이 아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총에서 이 前국장을 월간조선 대표로 선임할 경우 어떤 명분을 내세울지 주목된다.
가장 설득력이 있는 것은 ‘이대로는 안 된다’는 분위기에서 나온 혁신의 목소리다. 최근 조선노보를 통해 벌어진 ‘좌표논쟁’도 연장선상에서 해석할 수 있다. 또한 갈수록 독자의 요구는 ‘脫정치와 脫이데올로기’를 원하는 만큼 그에 맞는 지면변화가 필요했다는 것.
실제로 조선은 지난 4일 창간 85주년 기념식에서 경영컨설팅 결과와 자체연구 집산물인 ‘비전2020’을 내놓았다. 방 사장은 이날 기념사에서 “미디어 중심의 비전은 ‘저널리즘과 비즈니스’ 양 날개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또 다매체, 다각화 전략을 통해 미디어자산그룹으로 진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따라서 조선은 지금의 지면제작을 넘어 한층 업그레이드된 ‘비전2020’을 실천할 적임자가 필요했다는 것이다. 바로 비즈니스와 저널리즘의 쌍 수레를 끌 사람은 ‘경제통’인 송희영 편집국장이었다는 게 중론이다. 즉 지난해 디지틀조선일보를 흑자로 이끄는데 기여했고, 미디어랩을 만드는 등 뉴미디어시대의 언론감각이 탁월한 송 국장을 차세대 주자로 내세웠다는 것이다.
송 국장도 본보와 인터뷰에서 ‘교체배경 질문에 대해’ “이번 인사는 1백년을 향한 조선의 ‘비전2020’과 관련해 ‘실천팀’을 인사한 것으로 본다”고 밝혔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