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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일보 사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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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들 “경영위기가 신문 품질저하 불러와”
사 측 “시기의 문제일 뿐…증자 확실하다”
작년 한해 동안 경영위기에 따른 부도설로 홍역을 치른 한국일보가 또 다시 노조의 장 회장 불신임 선언 이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편집국 비상대책위(이하 비대위)와 노조, 채권단은 “빠른 시일 안에 증자를 완료해 회생의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그러나 사측은 이미 몇 차례 증자가 지연되면서 불안이 커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재 3월말까지로 시한이 잡혀있는 증자에 대해서는 자신하는 분위기다.
장 회장이 당초 작년말까지 증자를 약속한 금액은 200억원. 그러나 장 회장은 현재 75억원만 증자 완료한 상태다. 사측은 장 회장이 이미 75억원을 증자한 상태라 추가증자 의지는 확실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일보가 2백억원에 달하는 증자를 매듭지을 경우 2천7백억원(사측 주장)의 부채 중 2백50억원이 출자로 전환되고 8백40억원의 전환사채 발행으로 인해 경영상의 어려움이 크게 해소될 것으로 예상된다.
편집국과 비대위 입장
편집국 분위기는 지난 2일부터 시작된 증면과 지면변화로 인해 표면상으로는 작년의 부진을 털고 새롭게 시작하는 분위기다.
하지만 기자들의 관심은 증면보다는 ‘증자’에 더 많은 관심이 쏠리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경영상의 위기로 인해 기자들이 타 언론사로 옮기는 현상은 많이 진정된 상태지만 상대적으로 적은 인원으로 신문을 제작해야 하는 부담은 계속 되고 있다. 특히 회사의 불투명한 미래가 사기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편집국 기자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경영의 위기가 ‘품질의 위기’로까지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
올해 발간된 편집국 ‘비상대책위’의 소식지에는 오자나 탈자가 눈에 띄게 늘어나고 있다는 지적이 있었다. 또 편집이나 취재에서도 열정이 보이지 않고 “대충 만들고 있다”는 주장도 나온 상태다. 이는 편집국 내의 운영체계가 손상되며 나타나는 문제라는 지적이다.
한 기자는 “조직은 당근과 채찍이 있어야 잘하는 사람은 독려하고 못하는 사람은 정신 차리게 할 텐데 지금은 지휘체계가 무너진 상황”이라며 “편집국이 결코 좋은 분위기가 아니다”고 전했다.
한 차장급 기자는 “한국과 서울경제, 영자지까지 합쳐서 1백면 내외의 신문으로 개편을 한다든지 하는 뭔가 확실한 승부수를 던져본 후, 죽더라도 후회 없이 죽어야 할 텐데 그런 결단도 결국은 증자문제와 관련이 있다”며 사측의 빠른 결단을 촉구했다.
노동조합 입장
노동조합(위원장 임대호)은 지난 2일 장재구 회장에 대한 불신임 선언을 통해 사측에 최후통첩을 보내는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노조는 ‘장재구 회장 불신임을 선포하며’라는 성명에서 구체적인 증자계획과 함께 회사의 회생방안을 10일까지 발표해 줄 것을 사측에 요구한 상태다.
노조는 성명에서 “회사는 1년 전과 다를 바 없고, 바뀐 것이라곤 오직 사표를 내고 회사를 나가고, 깎인 임금도 제때에 못 받아가며 하루를 힘들게 버티고 있다는 것 뿐”이라며 3개항의 세부적인 요구조건을 제시했다. 그 내용은 10일까지 증자계획과 회사 회생을 위한 구체적 계획을 밝힐 것 외에도 △증자불이행에 대해 사과하고 체불된 임금과 수당을 지급할 것 △연말 증자완료를 연대보증 한 임원들은 10일까지 회장 증자연기에 대한 입장을 공개할 것 등이다.
노조관계자는 “이번 성명에 노조의 입장은 모두 녹아 있다”고 밝히고 “외부에서는 한국일보가 바로 문을 닫는 것처럼 보는 시각도 있지만 한국일보가 쉽게 무너지진 않을 것”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회사·채권단 입장
현재 회사측은 증자는 시기의 문제일 뿐 확실히 이뤄질 것이라는 점을 일관되게 강조하고 있다.
장 회장 본인이 “약속한 증자에 대한 의지를 백퍼센트 가지고 있으며, 미국에 있는 자산을 매각하기 위해 4~5개의 협상안 중에서 가장 유리한 안을 선택하는 과정에 있다”는 것이다.
언론계 일각에서 ‘장 회장 일가의 불화로 인해 증자가 어려울 수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으나 “한국일보가 흔들릴 경우 한국의 콘텐츠에 의지하는 미주한국일보 쪽도 문제가 커지기 때문에 이는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는 설명이다.
사측 관계자는 “이미 작년부터 시작을 했으니 증자는 당연히 될 것”이라며 “곧 증자문제가 마무리 되면 채권단과 2002년에 체결한 양해각서를 현재의 시장사정에 맞게 다시 조정하기 위한 줄다리기가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와 관련 채권단 관계자는 “증자가 안 된 상태에서 가정으로 이야기할 사안은 없다”고 전제하면서도 그동안 증자가 수차례 연기된 것을 상기시키며 “채권단에서도 증자가 가장 큰 관심사로 일단 증자가 결정이 되면 채권단에서도 회사를 살리기 위한 조정이 있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처럼 한국일보 내·외의 모든 이해당사자들은 한때 신문시장에서 ‘4강’으로 분류되던 한국일보의 정상화를 위한 ‘필요충분조건’으로 증자문제의 해결을 꼽고 있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