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와 경향신문이 지난해 방송사업자 재허가 과정에서 이른바 ‘보도전쟁’ 양상을 겪으며 불거진 법적 소송의 첫 번째 절차를 앞둔 가운데 SBS내부에서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어 양사간 화해 여부가 주목되고 있다.
경향과 SBS는 다음달 2일 지난해 10월 15일 SBS가 경향을 상대로 10억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정정보도 등 청구사건’에 대한 ‘변론준비기일’을 갖는다.
‘변론준비기일’은 재판부에서 양 당사자를 불러 화해가능성을 포함해 향후 논의될 재판의 방향에 대해 자유롭게 토론하는 자리다. 사실상 재판절차가 시작되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SBS 내부는 정중동의 분위기다. 최근 대대적인 인사와 조직개편 등 재허가 이후 이미지 변화에 상당히 신경을 써온 상황에서 언론계 안팎의 탈갈등 분위기에 따라 경향에 대한 소송을 취하해야 한다는 여론이 조성되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일부에서는 아무런 명분 없이 소송을 취하하는 것은 당시 경향의 보도를 그대로 인정하는 것이 된다는 부정적인 의견을 제시하고 있어 경영진의 판단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SBS의 한 간부는 “개인적으로는 풀어야 할 것은 풀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서 “사내에서도 그런 의견이 나타나고 있어 시기상으론 법적 공방이 시작되기 전인 지금이 적절할 것 같다”고 말했다.
반면 SBS 한 기자는 “회사 간부들 사이에서 소송 취하 분위기가 일고 있는 것에 비해 일부 기자들은 명분 없이 무조건 취하하는 것은 소송 당사자들의 개인 명예가 걸린 문제라 신중한 입장”이라며 “경향에서 화해차원의 어떤 메시지를 던져준다면 가능하지 않겠냐”고 반문했다.
경향의 분위기도 조심스럽다. 경향의 한 기자는 “당시 SBS 사장이 경향 사장에게 구두로 소송 취하를 약속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그러나 약속은 지켜지지 않았고 (내부적으로는) 여전히 부정적인 의견이 많다”고 말했다.
또 다른 기자는 “풀고 가자는 의견도 있고 해보자는 의견도 있다”면서 “대승적인 차원에서 화해가 바람직하겠지만 이를 위해 명분을 요구하는 것은 무리다”고 말하기도 했다.
언론계에서는 현재의 분위기를 감안할 때 화해를 위해서는 양 사가 직접적인 의사소통 창구를 마련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으로 보고 있다. 법적 공방에 접어들게 되면 또 다른 대립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시민사회단체에서도 양 사가 마찰을 피하고 긍정적인 방향으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줄 것을 기대하고 있다.
언론개혁시민연대 김영호 대표는 “법적 공방으로 가서 양사 및 개인의 명예를 더욱 악화시킬 필요는 없다”면서 “돈으로 해결할 문제가 아닌 만큼 당사자들끼리 타협의 접점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