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이냐 통신이냐를 두고 논란을 빚고 있는 IPTV(Internet Protocol TV)와 관련해 최근 정보통신부가 ICOD(Internet Contents On Demand, 주문형 인터넷 콘텐츠)라고 명칭을 변경하기로 하자 방송위원회가 ‘전략적 후퇴일 뿐’이라며 3월 안으로 IPTV 논란을 매듭짓겠다는 점을 분명히 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뜬금없이 등장한 ICOD
지난해 11월 국무조정실 주재 멀티미디어 정책협의회를 기점으로 불거진 IPTV 논란은 그동안 방송위와 정통부간 의견 차이를 좁히지 못한 상황에서 답보 상태에 머물렀다.
그러나 진대제 정통부 장관이 지난 14일 한경와우TV와의 인터뷰에서 “현실적으로 IPTV를 통한 실시간 방송이 힘든 상황에서 TV라는 용어를 사용해 방송계와 불필요한 갈등을 유발하고 있어 앞으로 ICOD라고 부르기로 했다”고 밝혀 다시금 논란의 불씨를 지켰다.
정통부는 15일 KT, 하나로텔레콤, 데이콤 등 관련업체들과의 긴급회의를 통해서 이 같은 뜻을 전달하고 “방송형 서비스인 채널 편성을 통한 지상파TV 실시간 방송 등을 모두 중단하고 가입자가 주문한 프로그램만 전송하는 주문형 인터넷 콘텐츠 형태의 서비스만 제공해줄 것”을 요청했다.
정통부의 이 같은 방침은 방송, 통신 논란에서 한 발짝 물러서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지만 방송계는 “이는 전략적 후퇴일 뿐 단계적 접근을 통해 궁극적으로는 방송 영역을 지향하는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18일자 전자신문은 “통신사업자들이 IPTV 상용화 전단계로 ‘TV 포털’에 눈을 돌렸다”며 하나로텔레콤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기사를 게재했다. 이는 IPTV의 ICOD 명칭 변경 전에 정통부와 통신 사업자들간에 사전 조율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방송계 “명칭 변경은 ‘전략적 후퇴’일 뿐”
IPTV는 셋톱박스를 이용해 인터넷망과 연결된 PC 또는 텔레비전으로 기존 방송과 동일한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으로 지상파방송처럼 편성에 따른 생방송을 시청할 수도 있고 보고싶은 콘텐츠를 골라서 볼 수도 있다.
방송위는 그동안 “시청자 입장에서 보면 케이블TV와 같은 방송 영역이기 때문에 방송법의 규제를 받는 별정방송사업”이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정통부는 “기술 발전에 힘입은 확장된 통신서비스로 전기통신사업법에 따른 부가통신서비스에 해당한다”는 입장을 견지해왔다.
IPTV가 통신으로 분류될 경우 인터넷사업자들은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들처럼 진입장벽의 규제와 편성, 출자제한 등의 규제를 받지 않게 된다. 케이블TV업계는 이렇게 되면 사실상 비슷한 영역에서 가입자 경쟁을 벌여야 하는 등 위기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불평등한 법적용에 따라 결국은 망하게 될 것이라는 입장이다.
방송위는 ‘IPTV는 방송’임을 거듭 확인하고 있다. 방송위 관계자는 “정통부와의 정책협의회에서도 이 같은 내용을 강조할 것이며 디지털방송추진위원회에서도 3월 중으로 논란을 매듭지을 것”이라고 밝혔다.
한국방송영상산업진흥원 권호영 책임연구원은 “양방향 브로드밴드 한다는 것은 동영상을 하겠다는 것인데 정통부의 몫은 네트워크 구축으로 제한돼 있다”며 “정통부가 ICOD로 명칭 변경을 추진한 이유는 결국 방송위와의 기득권 다툼에서 밀리지 않기 위한 전략적 후퇴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