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27~29일 각 언론사에 95년도 분의 추징금을 통보하면서 세무조사 결과 공개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현행 국세기본법상 결과를 공개하기 어렵다는 것이 정부 방침인 가운데 언론사 자체적으로 공개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언론사들은 부정적인 입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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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같은 결과는 본보에서 28일 세무조사를 받고 있는 20개 언론사를 상대로 공식 질의한 데 대한 답변에서 나타났다. 질의에 응한 16개사는 대체로 조사결과 자체공개에 대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으며 일괄 공개를 제안하거나 국세청에서 공개하는 게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개진하기도 했다.
조선일보와 한국경제는 “관련 법규정이 있는 만큼 법에 따라 진행하면 된다”고 밝혀 자체 공개에 부정적인 입장을 피력했으며 중앙일보와 CBS도 “언론사가 자체적으로 공개하기는 곤란하다”고 답했다. 매일경제는 “국세청에서 세무조사 결과 공표를 위법으로 보고 있기 때문에 언론사가 세무조사 결과를 공개하는 것 역시 위법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반면 한겨레는 “특정 언론만 공개하는 것은 의미가 없고 일괄적으로 공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경향신문은 “국세기본법의 입법취지가 세무조사를 받은 사람 또는 법인의 권익보호를 국민의 알권리 보다 중요하다고 인정한 것으로 봐야 한다”며 자체 공개에 반대했다. 경향신문은 “그러나 탈세나 범법행위가 드러났을 경우 사직당국은 반드시 고발이나 기타 응징사례를 밝혀야 한다”고 강조했다.
SBS는 “조사결과를 공개할 의사가 없다”면서도 “국민여론에 따라 공개가 불가피하다면 조사가 마무리된 뒤 국세청에서 직접 하는 것이 가장 타당한 방법”이라고 언급했다. MBC도 “형평성 문제를 고려, 단위 언론사 보다는 국세청이 공개할 문제”라며 “자체 공개여부는 차후 검토할 사항”이라고 밝혔다.
조사가 진행 중인 상황이라는 점을 들어 유보적인 입장을 표명한 언론사도 많았다.
KBS는 “결과를 투명하게 공개하자는 주장에 원칙적으로 반대하지 않지만 국세청이 국세기본법에 따라 결과를 공개하지 않겠다는 입장이어서 공개에 대한 적법성 여부가 가려져야만 명확한 방침을 밝힐 수 있을 것”이라고 답했다.
KBS는 또 “결과 공개 여부에 대한 결정은 조사가 끝나고전체추징규모가 확정된 뒤 이뤄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언급했다. 대한매일, 전자신문, 연합뉴스도 “세무조사가 진행 중이기 때문에 입장을 유보하겠다. 세무조사가 끝난 뒤 공개 여부에 대한 입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동아일보는 “세무조사가 공정하게 이뤄지기를 희망하는 것 외에 피조사기업으로서 어떤 입장도 있을 수 없다. 세무조사를 둘러싼 제3자들의 왈가왈부에 기업으로서 동아일보가 어떤 입장을 밝힐 필요도 없다”고 답했으며 문화일보와 한국일보는 답변을 유보한다고 밝혔다.
이처럼 언론사 대부분이 부정적이거나 유보적인 입장을 보이고 있는 가운데 다른 한편 세무조사의 투명한 운영과 신뢰 회복의 한 방안으로 자체 공개 필요성을 제기하는 여론도 높아지고 있다. 세무조사를 받은 기업의 자체공개를 규제하거나 강제하는 규정이 없기 때문에 자체 판단에 따라 충분히 가능한 사안이라는 것이다. 언론개혁시민연대는 지난 2월 94년 세무조사 자료 파기 논란과 관련 “언론사가 추징액과 감면 규모, 비리사실 등을 떳떳하게 밝히고 국민의 신뢰와 언론사의 명예를 회복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30일 성명을 내고 “탈루가 고의였든 아니었든, 추징금 통보내용을 스스로 공개해 국민들의 의혹을 풀고 투명한 언론사 운영의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