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격무 시달리지만 보람도 있어

2005 출입처 탐방= 대검찰청 서울지방경찰청

손봉석 기자  2005.02.16 11:25: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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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시경, 대검찰청  
 
  ▲ 서울시경, 대검찰청  
 
대검기자실 근무 횟수 따라 ‘재수·삼수’ 부르기도

시경기자실 정보의 바다이자 ‘언론사 야전사령부’





참여정부 출범 이후 관공서를 중심으로 기자실이 브리핑 룸으로 전환되고 있지만 대검찰청과 서울시경찰청 기자실은 출입처 특성에 따라 두 제도의 절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대검찰청의 경우 상근하는 기자가 아니라 하더라도 출입기자로 등록하면 큰 무리 없이 취재할 수 있다. 서울시경은 상근기자들의 공간인 기자실은 각 언론사의 사건·사고 정보가 취합되는 ‘정보의 집결지’라는 점에서 출입신청시 일정기준을 요구하고 있지만 취재에 대한 특별한 제약은 두지 않고 있다.





대검, 브리핑 39회·출입기자 30명

언론계에서 법조기자들과 관련된 이미지는 ‘쓰레기통을 뒤지는 치열함’과 ‘화려한 음주문화’로 요약된다.



하지만 대검찰청 기자실에서 만난 기자들은 ‘음주’와 관련해 “예전엔 1주일에 3∼4번씩 취재원과 술집에 갔다는데 지금은 가끔 근처 고기 집에서 반주에 식사나 하는 정도”라고 설명했다.



‘쓰레기통’에 대해서는 “이젠 서류를 잘게 파기해서 버리기 때문에 뒤질 필요가 없다”는 반응이 많았지만 “아직도 가끔 뒤질 필요가 있다”고 답변한 기자도 없지 않았다.



2005년 2월 현재 대검찰청에 등록된 기자는 40여명이며 기자실에는 23개의 좌석이 마련돼 있다. 현재 상근기자만 30명에 달해 일부는 지정석 외에 탁자나 소파에 앉아 기사를 작성하고 있다.



기자실 내부에는 방송카메라 기자를 위한 공간을 별도로 두고 있으며 방송카메라 기자는 5개사가 출입을 했었으나 최근 iTV 기자는 철수한 상태다.



공보담당관실에는 공보관을 포함해 9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지난해 보도자료 배포 등을 포함한 브리핑 회수는 대검이 39회, 서울지검이 45회 실시했다.

출입처 특성상 정기적인 브리핑을 대신해 공보관이나 관계자가 기자실에서 간담회 형식으로 발표를 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식을 취한다.





‘엠바고’ 지키면 취재 큰 제약 없어

대검은 등록기자가 아니더라도 일정한 요건을 갖춘 언론사라면 취재에 협조를 하고 있다. 기자실에 상주하고 있는 매체의 기자들도 ‘엠바고’를 깨지 않는 한 사안에 따라 자유롭게 취재와 기자실 출입을 허용하고 있다. 이런 대검 기자실 분위기는 2003년 대선자금 수사와 관련해 이를 취재하기 위해 다양한 매체에서 1백여명이 넘는 기자들이 취재경쟁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확립됐다.



법조 기자실에 가장 엄격한 규칙은 ‘엠바고’와 관련된 것으로 실제로 이를 어긴 한 일간지 경우는 대검뿐 아니라 법원 등 법조 팀이 취재를 벌이는 모든 기자실에서 일정기간 동안 출입이 금지된 사례도 있다. 이런 경우 출입이 제한된 언론사는 청사주변에 임시로 사무실을 얻거나 청사에 양해를 구해 독자적인 ‘임시기자실’을 운영하게 된다.



대검을 포함한 법조 관련 취재는 기자실에서의 간담회나 브리핑보다는 기자들 각자의 취재원에 대한 접근과 다양한 정보취합에 의해 이뤄지고 있다. 한 출입기자는 최근 정치자금으로 문제가 된 정치인 L씨와 관련된 기사를 예로 들며 “공식적인 발표나 문건은 없었고 기자들이 파고들어 캐낸 기사”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기자들 사이에서 흔히 ‘물 먹는다’고 불리는 낙종에 대한 압박이 커 큰 사건이 터지면 아침에 조간신문을 펼칠 때 조심스럽게 한 장씩 들춰낼 정도다. 한 출입기자는 “특종을 3번 하고도 바로 6번 연속 낙종할 수 있는 곳”이라고 취재의 어려움과 긴장감을 토로하기도 했다.



대검찰청 기자실의 기자들은 “정치부와 사회부 기자의 어려움을 합쳐놓은 곳이 법조기자”라고 자평했고 한 출입기자는 “이곳 근무를 두 번하면 재수, 세 번하면 삼수라고 표현하기도 한다”고 덧붙였다.



대검 공보실 관계자는 “가끔 기자들 일하는 모습을 보면 노동법을 완전히 무시하고 혹사당하는 직업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기사가 나간 순간은 우리가 아프지만 시간이 지난 후 평가가 되는 기사들은 법조계 내에서도 그 기사를 쓴 기자를 높이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기자실 현황  
 
  ▲ 기자실 현황  
 

 

시경기자실, 새벽 6시부터 긴장의 연속

경찰서를 출입하는 일선기자들은 흔히 ‘시경’으로 불리는 서울시경찰청 기자실을 사회의 정보가 집결되는 ‘정보의 바다’ 혹은 ‘언론사의 야전사령부’로 꼽는다. 시경기자실은 직접 일선에 나가 취재를 하기보다는 각 경찰서를 출입하는 기자들에 대한 지휘를 담당하고 그들이 보낸 정보를 취합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그 어느 출입처보다 책임과 고생이 뒤 따르는 자리다.



서울시경기자실은 현재 조간신문 9곳, 석간신문 2곳, 방송사 5곳 ,통신사 1곳 등 총 17명의 기자들이 상주하고 있다.



시경 공보실에는 총경급인 공보담당관 1명과 경정인 공보계장과 경위 3명, 직원 7명이 근무하며 이중 언론과 관련된 업무는 3명의 직원이 전담하고 있다.



서울시 경찰청은 “현재 5개 이상 경찰서에 1년 이상 출입기자를 두고 취재를 한 언론사는 심사를 거쳐 시경기자실에 자리를 둘 수 있다”고 기준을 밝혔다.



‘기자중의 기자’로 불리는 시경 출입기자들의 자부심 뒤에는 오전 6시부터 시작되는 출근에서부터 시간이 일정치 않은 귀가까지 한시도 늦출 수 없는 끝없는 긴장이 있다.



시경 기자실에는 통상 방송기자들이 오전 6시, 통신사와 조간신문 기자들이 6시30분에서 8시를 전후해 나온다.



시경 ‘캡’들은 일선기자들로부터 들어온 보고를 선별해 데스크(부장)에 보고한 후 자신의 판단에 따라 인원배치와 취재지시를 내린다. 이후 그날의 일정 체크가 뒤따르는데 출입처 특성상 돌발적인 사건으로 인해 일정은 자주 변경되곤 한다.



오후 2시부터 일선기자들의 기사를 점검해 5시를 전후해 조간마감을 마친 후 6시를 넘어서 각자 회사로 복귀해 가판을 확인한 후 방송뉴스 모니터를 한 후에 개별사별로 일선기자들과 정보보고를 겸한 식사를 마친 후에 귀가를 한다.



하지만 갑자기 사건이 발생하거나 상황이 변동되면 한 밤중에 기자실이나 회사로 돌아와야 할 경우가 많다.





출입기자들간 연대의식 남달라

시경기자실에 상주하고 있는 ‘캡’들의 어려움을 상징하는 것으로 ‘운동’과 ‘약’을 들 수 있다. 출입기자들은 오후 5시를 전후해 시간여유가 있을 때 경찰청 지하실에 모여 배드민턴 등 가벼운 운동을 하는데 “체력단련이라기보다는 과로로 죽지 않기 위한 최소한의 조치에 가깝다”는 것이 한 출입기자의 촌평이다. 또 기자들의 책상과 사물함에는 격무에 시달리는 몸을 추스르기 위해 다양한 약들이 구비돼 있는데 한 일간지 기자의 경우 위에서 간까지 몸에 성한 곳이 없어서 ‘약국수준’으로 약을 구비하고 있다.



출입기자들 간에 끈끈한 연대의식도 남다른데 현재 기자실 내부의 서열은 언론사에 입사한 연도에 따라 정해지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시경기자실이 다소 폐쇄적이라는 비판에 대해 기자실 간사를 맞고 있는 연합뉴스 김종우 기자는 “일선기자로는 드물게 ‘병력’을 지휘·감독하는 권한도 있어 다소 권위적으로 보일 수도 있지만 출입처와 업무 특성상 그런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경찰출입기자 때는 ‘저 안에서 캡들은 뭘 할까’하며 신비로워 하기도 했다”며 “들어오고 처음 1주일은 ‘뭐야, 별거 아니구나’ 했다가 갈수록 더 힘들고 긴장이 되는 곳”이라고 시경기자실을 평가하고 “기사로 인해 사회가 개선될 때 보람을 느낀다”고 덧붙였다.



시경 공보실 관계자는 “기자들과 신뢰를 바탕으로 취재를 위한 정보를 제공하기도 하고 수사상 기밀유지를 위한 보도협조를 요청하기도 한다”며 “브리핑이나 수사발표의 취재에는 사진과 동영상을 포함해 다양한 매체가 제한 없이 취재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