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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영훈 기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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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께 먼저 감사드린다. 어릴 적 고향 섬마을에 다니던 여객선은 육지에서 꼬박 10시간이 걸렸다. 목포를 출발해 진도 팽목을 거쳐 조도, 옥도, 관사도, 대마도, 소마도, 관매도, 동거차도…, 그리고 서거차도.
완행버스처럼 어찌나 많은 섬을 들르던지 가끔은 힘들 곤 했지만 방학을 맞아 찾아가는 여객선 종점, 섬 고향은 설렘이었고 기쁨이었다. 벗어난 줄 알았던 섬을 다시 만난 건 5년 전부터다. 목포 MBC 뉴스를 통해 매주 금요일 아침 섬과 섬사람들의 얘기를 소개하기 시작한 것이다.
그런데 예전 북적대던 섬마을은 추억에나 남아 있었다. 아이들 울음소리는 끊기고, 아침·저녁 연기가 피어오르던 굴뚝은 막힌 지 오래였다. 50·60대가 막내인 섬은 그나마 나은 편이었다. 대부분 70·80대의 노인들만이 남아 외로이 고향을 지키고 있었다. 어느 어른의 말을 빌리자면 ‘발 잘린 문어처럼’ 오도 가도 못한 채….
우리나라에는 유인도 4백60여개를 포함해 모두 3천 2백여 개의 섬이 있고, 이 가운데 60%가 넘는 섬이 전남에 몰려 있다.
일본은 천문학적인 돈을 쏟아 부으며 배타적 경제수역 조정 등 자국의 이익을 위해 조그만 암초를 인공섬으로 만들 정도로 섬을 영토의 커다란 축으로 여기고 집요한 연구와 함께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나라에서는 무관심과 정책의 부재 속에 수많은 유인도가 무인도로 변해가고 있다. 남은 섬들도 대부분 50·60대가 막내일 만큼 황혼의 섬이 돼가고 있다.
섬이 산재한 지역의 언론사로서 섬사람들의 목소리를 통해 섬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기록해보자는 목적 아래, 섬과 섬사람들의 얘기를 더 늦기 전에 기록해보자는 취지에서 목포 MBC 특집팀은 만들어졌고, 3년여간의 국내외 50여개 섬을 취재한 끝에 비로소 ‘섬’ 3부작이 제작됐다.
3년간 취재하면서 변할 것 같지 않던 섬도 많이 변했다. 전기가 들어오지 않던 섬에 발전소가 생기고, 그토록 정정했던 조도 방앗간 할아버지는 다음 취재에서는 영영 볼 수 없는 사람이 됐다.
따뜻한 시선으로 이런 기회를 마련해준 한국기자협회, 한국언론재단, 심사위원 여러분께 뭐라 고마움을 전해야할지 모르겠다. 보도제작국 식구들과 3년 동안 나보다 훨씬 더 많이 애써준 순용 선배, 경찬 선배, 너무나 열심히 촬영해준 재필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 내일은 또 섬으로 가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