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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자상 수상소감) 베이징 생활 2년, 유형무형 장벽 실감

취재보도부문-룡천역 열차 폭발사고

연합뉴스 조성대 기자  2005.02.16 10:33: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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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성대 기자  
 
  ▲ 조성대 기자  
 
미국의 세계적인 유력지 뉴욕타임스(NYT)는 작년 4월 북한 기사와 관련해 한국 베이징(北京) 특파원들의 활약상에 두 번 놀랐다.



NYT는 한국 특파원들이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비공식 방중(4월19∼21일) 기사를 1보 특종에서부터 그의 행적을 시시각각 보도한 것과 관련, “한국 기자들은 세계에서 가장 유능하거나 누설된 정보를 제보받는 사람들”이라고 질투 반 비아냥 반의 기사를 게재했다.



이런 NYT가 다음날인 23일 조성대 특파원의 이름까지 인용해가며 연합뉴스의 룡천 폭발 참사 기사를 크게 다뤘다. 더 이상의 비아냥은 없었다.



연합뉴스 국제뉴스국에서 오랜 기간 일하면서 국제 뉴스기사 작성을 AP나 AFP, 로이터 등 서방 통신에 주로 의존하고 NYT, 워싱턴 포스트 등을 하늘같이 우러러 보던 것과 비교하면 정말 천지개벽한 느낌이었다.



그렇다. 베이징에서 해야 하는 중국과 북한 관련 취재에선 한국 언론이 서방 언론에 더 이상 기죽을 이유가 없다. 오히려 주도해 나갈 수도 있다. 덩샤오핑(鄧小平) 사망, 김정일 위원장의 방중, 국군포로 출신 탈북자 첫 귀환, 룡천 참사는 모두 한국 특파원들이 베이징에서 건저올린 특종들이다. 앞으로 베이징에 파견되는 한국 특파원들의 중국어 실력과 중국 이해력은 날이 갈수록 높아져 한국의 중국 내 취재 경쟁력이 점점 강화될 것이라는 확신이 든다.



그러나 문제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중국 내 한국 특파원들의 특종은 대부분이 북한 관련이다. 한국 기자들이 여러 면에서 취재에 절대적인 우위에 있기 때문에 일본이나 다른 나라 기자들에게 빼앗기면 오히려 창피한 것이 사실이다.



북한 문제 취재에서 가장 부러우면서도 무서운 것이 일본 특파원들이다. 교도(共同)통신, 아사히(朝日)신문, 도쿄(東京)신문 등 유력매체들은 베이징에 북한 전담 취재 특파원을 두고 있다. 한국어가 거의 모국어 수준인 이들은 대부분 조선족 출신의 보조원을 두고 남북한 대사관은 물론 각종 기관, 단체를 밀착 취재하고 평양을 방문하기도 한다.



일본 특파원들의 조직적이고 집중적인 북한 취재 노력을 보면 언젠가 북한 관련 특종을 이들에게 빼앗길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에 몸이 오싹해지고 등에 식은땀이 흐른다.



베이징에 온지 이제 만 2년이 지났다. 날이 갈수록 실감나는 유형무형의 장벽 속에서 서방 기자는 물론 일본 기자들과의 취재 경쟁에 지지 않기 위해 신발 끈을 바짝 더 조여야할 것이란 생각이 저절로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