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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인서 겸임교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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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문의 역할은 무엇일까? 가장 원론적인 질문이면서도 가장 어려운 질문이 아닌가 싶다.
우리나라 종합일간지 수는 경제지나 스포츠지 등을 제외한 종합일간지만 모두 100여개에 이른 것으로 조사되고 있다. 물론 숫자로 따지자면 신문이 많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필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숫자상으로 많은 것은 아무런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중요한 것은 신문사의 경영주나 거기의 기자들이 정말로 제대로 경영하며 사명감을 갖고 신문을 제작하고 있는가 하는 점이다.
그런데 신문발행의 주된 목적으로 흔히 지적되고 있는 것이 모기업에 대한 바람막이용, 경영주의 위세용, 갈 데 없는 기자들의 샐러리맨 월급용 등 몇 가지가 나타난다. 이러다보니 신문사들이 일반 기업체로서는 상상할 수 없는 부채를 안고 있거나 엄청난 적자를 감수하면서까지 신문발행이 이어지고 있다.
이 같은 사실이 광주지역 신문사에서 현실화되고 있다. 지난 1월중 광주·전남기자협회가 ‘노사간 의사소통 개선과 인적자원개발을 통한 지역언론의 활성화 방안’이란 심포지엄을 갖기 위해 전남대 언론홍보연구소에 의뢰한 설문조사(조사대상 광주지역 6개사 기자 124명)에서 기자들이 생각하는 것만 봐도 확연히 드러난다.
설문조사에 따르면 기자들은 신문제작 과정에서 중요하게 고려하는 집단으로는 ‘광고주’ ‘사주와 경영진’ ‘독자’ 등 순으로 각각 응답했다. 또 지역신문에 대한 인상을 복수응답으로 물은 결과 ‘신문사 난립’이 48건(31%)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저임금’이 40건(26%), ‘근무환경 열악’이 30건(18%) 등 순이었다.
지역신문이 위기라고 하는 것은 바로 이 점 때문이다. 지역신문의 위기는 크게 정체성과 경영문제로 대별되는 데 IMF 이후 이 상황이 극심해지고 있다. 더욱이 판매 및 광고시장에만 의존하고 있는 지역언론의 위기는 당연할 수밖에 없다고 할 것이다.
또한 기자들은 광주지역의 신문 숫자에 대해서는 ‘너무 많다’가 74명(60.2%) ‘많은 편이다’가 49명(39.8%) 등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신문사가 많아 지역에 미치는 영향은 ‘매우 부정적’ 23명(18.9%) ‘부정적인 편’ 64명(52.5%)으로 대답했다.
사주들의 신문발행 목적을 3개까지 복수응답한 결과 ‘지역사회 영향력을 갖기 위해’가 98명으로 가장 많았고, 다음은 ‘다른 사업 이익을 위해’가 90명으로 나타났고, ‘지역발전’이나 ‘지역언론발전’ 등은 38명과 31명 등으로 상대적으로 낮게 응답했다.
적자와 빚더미에 앉은 지역신문사들이 계속 신문을 제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미 발행부수마저 1만부대로 전락한 상당수 지역신문들이 그 기능을 발휘하기에는 한계가 있는 것이 아닌가. 이대로는 위기탈출이 불가능할 것이다.
광주지역 신문사에서 만나본 기자들의 상당수는 ‘하루빨리 다른 자리만 있다면 탈출하고 싶다’고 이구동성으로 말한다. 경영주는 기자들의 생활이나 복지는 아랑곳 하지 않고 그저 ‘데리고’ 있으면서 신문을 만들기에 급급할 뿐이다. 정말 안타깝기 짝이 없다.
이제 지역신문사들은 자신들의 미래에 대해 스스로 고심하고 중대한 결단을 내리길 바란다. 이대로 지속된다면 그 신문사의 미래도 없을 것이며 고급인력들이 아무런 희망 없이 살아가는 ‘실종상황’에 빠져들 것임을 우려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