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가 시작되자마자 언론사 내부 구성원들이 사장의 경영 리더십에 대한 비판을 잇따라 제기하면서 ‘언론사 사장’의 위상이 크게 흔들리고 있다.
특히 언론사 사장들은 조직을 이끌어가는 리더십 외에 최악으로 치닫고 있는 언론환경을 극복하기 위한 경영능력까지 겸비할 것을 요구하는 구성원들의 바람을 제대로 수용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는 등 올 겨울이 ‘시련의 계절’이 되고 있다.
올 초부터 크고 작은 사건이 터지면서 사장이 고난과 고초를 겪고 있는 대표적인 언론사는 KBS와 MBC.
KBS의 정연주 사장은 노조로부터 전방위 공격(?)을 당하고 있다. 정 사장이 내부개혁 작업의 일환으로 지난해 하반기부터 추진했던 팀제와 노조선거과정에서 불거진 ‘괴문서 유출사건’ 등을 놓고 노조와 발전협의회는 “KBS 역사상 이처럼 혼란스럽고 경영이 어설픈 때가 없었다”며 정 사장의 환골탈태를 주문하고 있다.
또 방송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방송법 개정안과 관련해서도 KBS노조는 “정연주 사장이 진정 KBS의 정치적 독립을 공영방송의 생명이라고 여긴다면 자신의 진퇴를 걸고 대처해야 할 것”이라며 “모 일간지에서 경영진이 제시한 삼진아웃제와 희망퇴직제, 임금피크제 등의 도입 추진의사가 정 사장의 입장이라면 노조는 또 다른 결단을 할 수 밖에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경고했다.
이달 25일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새로 사장을 선임하게 될 MBC 역시 조직 내부의 이긍희 사장 비판 수위는 시간이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게다가 최근 불거진 ‘신강균…’팀의 ‘명품핸드백 수수’사건 탓에 이 사장의 운신의 폭도 더욱 좁아졌다.
이런 연유 때문인지 MBC 노조가 오는 3일경 공개할 것으로 알려진 현 경영진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가 나오기도 전에 이 사장은 1일 오후 임원진 회의를 통해 연임하지 않겠다는 뜻을 공식화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사장의 연임포기 선언은 연초부터 압박요소로 작용해온 ‘신강균…’파동과 이에 따른 노조와 기자회 등 내부 구성원들의 경영진에 대한 책임추궁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중간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언론사 사장들의 행보도 그리 평탄치 않다.
취임 초기 경영에 책임을 지겠다는 의미에서 중간평가를 공약으로 내세웠던 서울신문 채수삼 사장은 중간평가가 시작되기 이전부터 경영과 인사 등에 대한 책임추궁이 이어지면서 위화감이 조성되기도 했지만 가까스로 재신임에 성공, 그나마 체면은 유지됐다.
현재 연합뉴스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경영진 중간평가’와 관련한 설문조사가 진행중이다. 연합은 이번 중간평가가 장 사장에 대한 찬반이 아니라 설문조사인 탓에 사장의 진퇴에는 영향이 없는 상태라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설문내용이 수익창출, 콘텐츠경쟁력향상, 공정보도, 합리적인사, 사내민주화 등 그동안의 장 사장의 경영능력에 대한 평가가 대부분이어서 평가결과에 신경이 쓰일 수밖에 없는 처지다.
어려워진 경영난 탓에 사장으로서 위상 찾기가 쉽지 않은 언론사도 있다. 지난해 9월 경영난 탓에 비상경영위원회가 출범하면서 졸지에 ‘직무 정지’ 처지에 놓인 한겨레신문 고희범 사장의 경우 지난 6개월여 동안 대외 공식적인 활동을 제외한 실제 권한과 직무가 정지돼 사실상 사장으로서 위상이 실추된 상태다.
뉴시스 최해운 사장 또한 임금과 퇴직금 체불 혐의로 1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연합뉴스로부터 ‘저작권법’위반 혐의로 형사고소까지 당한 상태여서 고통스러운 겨울을 보내고 있기는 마찬가지다.
이처럼 언론사 사장 자리가 최근 들어 부쩍 ‘가시방석’으로 변한 이유에 대해 한 기자는 “어려워진 언론시장의 분위기와도 무관하지 않을 것”이라며 “내부 구성원들 또한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조직장악 능력, 경영 능력 등 모든 리더십을 겸비한 만능 사장을 원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