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중재위가 정부의 보도자료 내용을 기자칼럼 형식으로 비판한 취재기자와 해당언론사에 대해 반론보도를 실을 것을 결정한 가운데 해당언론사와 기자가 이를 거부해 파문이 일고 있다.
이는 최근 언론사의 사설이나 개별 기자의 철학이 담긴 칼럼성 글을 놓고 언론중재 대상이 되는가 여부에 대해 논란이 분분한 상황에서 언론사와 기자가 언론중재위 결정에 반기를 든 것이어서 법원의 최종 판단이 주목된다.
국민일보 박모 기자는 지난해 12월 2일자 기자칼럼 형식의 ‘현장기자’를 통해 노무현 대통령의 아세안 및 유럽 순방과정에서의 정부가 배포한 자료가 과장된 홍보성 내용이었다고 문제삼았다.
박 기자는 칼럼을 통해 "산자부가 한영 정상회담 후 런던 현지에서 낸 관련 보도자료를 통해 우리나라가 영국의 4개 기업으로부터 모두 6억2천4백만달러의 투자유치 계약을 따냈다고 했다"며 "하지만 이 중 한 기업의 경우 이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가 '올 4/4분기 중 투자신고가 예상된다'고 발표했을 정도로 투자유치가 확정단계에 있었기 때문에 엄밀히 말해 정상회담을 계기로 성사됐다고 볼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또 "지난해 10월 노 대통령의 베트남 방문 때 건교부가 우리 건설업체들의 하노이 신도시 개발 참여를 발표하면서 건설경기 부양의 돌파구를 찾은 것처럼 발표했지만 현지 건설업체 관계자는 발표가 과장됐다고 분통을 터뜨렸다"며 "정부관계자들이 대통령의 순방성과를 홍보하는 데만 급급해 발표를 부풀린 것은 아닌지 반성해 봐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러나 이 같은 박 기자의 지적에 대해 건교부는 “‘현장기자’의 글이 사실과 다르게 과장되게 기사화됨으로써 현지에서 국위선양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는 현지한국기업들에 대해 사기저하를 불러일으킬 우려뿐만 아니라 건교부의 명예에 흠집을 냈다”며 곧바로 언론중재위에 중재를 신청했고 언론중재위는 지난해 12월 30일 반론보도를 실어줄 것을 국민일보측에 통보했다.
그러나 국민일보측과 박 기자는 이 같은 언론중재위의 결정이 정부가 내놓은 홍보성 기사에 의한 잘못된 결정이었다며 즉각 이의를 신청했고 건교부는 지난달 10일 법정에서 시시비비를 가리겠다며 소를 제기한 상태다.
건교부 관계자는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건설의 경우 국내 굴지의 대기업이 사업에 참여하고 있고 대통령 방문으로 사기가 충천해 있는 판에 과장된 보도로 명예가 훼손될 우려가 있어 이를 정정하기 위해 반론보도를 청구한 것”이라며 “베트남 하노이 관련 기사의 경우 참고자료로 제출했을 뿐 증거자료가 됐을 것이라고는 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기자는 “건교부가 증빙자료로 제출한 베트남 하노이 진출 관련 기사 대부분이 당시 모건설 회사가 취재비 대부분을 지원해 자사 홍보를 위해 다녀온 결과물에 불과한데 증거자료가 됐다는 것 자체가 어처구니없는 상황”이라며 “참여정부 들어 정부가 보여주고 있는 언론에 대한 대응 잣대가 결국 언론을 위축시키자는 것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어 반론보도청구를 거부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