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과 통신이 융합하는 미디어 환경이 급속히 진화되고 있다. 그러나 관련 정책 및 규제의 주체가 달라 업무 효율이 떨어지는 등 조직 통합을 골자로 하는 법제 정비가 시급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방송통신위원회로 대표되는 방통융합 조직 개편은 노무현 대통령의 공약 중 하나다. 2002년 대선 당시 주요 후보들의 공통된 공약이기도 했던 방통위원회 구성은 노 대통령의 집권 초기 논의를 시작 하는가 했지만 이후 관련 기관의 상이한 해석과 입장 때문에 3년째 표류하고 있다. 현재 국무조정실 멀티미디어 정책협의회가 나서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나 진전된 내용이 나타날지는 의문이다.
조직개편의 대상인 방송위원회와 정보통신부는 기관의 업무 영역상 상호 협의를 필요로 하는 업무가 많다.
최근 IP-TV(Internet Protocol TV)를 놓고 방송이냐 통신이냐의 입장차를 보이고 있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다. IP-TV는 인터넷망을 기반으로 방송을 시청하는 것으로 방송위는 모바일폰 방송과 함께 ‘별정방송’의 개념으로 방송영역으로 해석하고 있다. 반면 정통부는 쌍방향 데이터서비스라는 특성을 감안해 통신에 속한다고 주장한다.
지난해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방송통신위원회 구성에 대해 방송위는 ‘방송통신관련 최고 정책기구로서 정책일반, 지원 및 규제기능을 총괄적으로 수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입장이다. 이와 달리 정통부는 정부부처가 ‘정책기능’을, 방송통신위원회가 ‘규제기능’을 수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며 문화부는 일반정책기능과 지원정책기능을 구분해 정부와 방통위의 역할을 달리하자는 입장이다.
방송위 관계자는 “2005년 중에 가시화가 되는 것을 떠나 실질적인 구성이 이뤄져야 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방송과 통신의 조직 개편 문제의 열쇠는 청와대가 쥐고 있다. 청와대가 의지를 갖고 언제, 어떻게 구체화 시키느냐가 관건이다. 실제로 여야 정치권의 움직임도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열린우리당 관계자는 “문광위를 중심으로 논의를 진행했지만 과정위의 의원들과의 의견 충돌도 있다”면서 “올해부터 법률 검토를 본격적으로 해야 하는데 청와대의 조율이 필요할 것 같다”고 밝혔다.
한나라당 관계자는 “대통령 공약사항임에도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지 않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한 뒤 “그동안 조직 개편의 필요성은 계속 주장해온 만큼 우리는 여당과 관계없이 올해 안에 법률 정비를 마치고 구체화 하겠다는 것이 당론”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언론계에서는 “당장 2월 임시국회 때 논의될 여야의 방송법 제·개정안이 워낙 첨예하기 때문에 이 문제가 먼저 해결되지 않고 지지부진하게 되면 융합 조직 개편 논의도 자연스레 밀리게 돼 사실상 방통융합 조직의 구성 시기는 예측하기 힘들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