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배기자를 욕되게 한 후배기자가 잘못…” “후배기자를 끌어들인 선배기자가 더 잘못…”
‘신강균의 사실은…’팀의 ‘명품 핸드백’ 사건이 터진 지난 한주 기자사회에서 봇물처럼 터져 나온 목소리다. 일각에선 노블리스 오블리제가 꼭 아니더라도 ‘기자자정’이니 ‘윤리재정립’이니 하며 기자들의 해이된 도덕성을 질타, 전체 기자사회를 색안경 쓰고 바라보는 것 같은 씁쓸함을 안겨주기도 했다.
수습기자 시절 선배들은 한결같이 기자로서 국민의 ‘알권리’를 충족시켜주기 위해서는 남들이 하는 일이라면 한 번쯤 다 경험해볼 줄 아는 ‘잡놈’이 돼야 한다고 가르쳤다. 사실 교육을 위한 ‘선후배간의 잦은 술자리’는 기자사회의 관행이 아니었나 싶다.
그런데 최근 ‘신강균…’팀 사건 조사를 끝낸 MBC와 동료기자들이 말하고 있는 내용대로라면 선배의 부름에 따르지 않을 수 없는 기자 사회만의 독특한 문화가 빚어낸 실수였다고도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물론 민감한 시기에, 그것도 이해 당사자들이 아무렇지 않게 만났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문제사유가 될 수 있었다는 것은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소식을 접한 언론 선·후배들은 “앞으로 어떻게 후배를 데리고 취재경험(?)을 시킬 수 있겠냐”, “모든 기자들이 자신들이 쓴 기사 때문에 무엇을 댓가로 받는 줄 아는 것 아니냐”, “앞으로 외부 사람하고는 식사 한 끼도 먹지 말자”는 등의 뒷맛이 개운치 않은 여러 이야기를 주고받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해 씁쓸했다.
아직 젊은 기자들은 이러한 상황을 어떻게 판단해야 할지 모르는 것이 사실이다. 다만 ‘잡놈’과 ‘최고의 윤리를 지켜야하는 언론인’을 주문하는 서로 다른 목소리 사이에서 기자로서 잘하는 ‘기자’와 사회적으로 윤리를 잘 지키는 ‘기자’를 어떻게 해석하고 행동해야 하는지를 정리하고 있을 따름이다.
분명한 것은 과거 선배로부터 전수됐던 ‘기자만의 문화’를 유지하는 게 옳은지, 변화하는 윤리 룰을 따르는 게 옳은지, 선후배가 함께 기준을 정립해 나갈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다만 어떤 사건을 놓고 선배건 후배건 쉽게 자신의 생각이 전체의 생각인양 고집하는 그런 기자가 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