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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따라 입장따라 '얽히고 설키고'

정치권·방송위·KBS 등 입장차 커 격돌 가능성
2월 임시국회 방송법 개정안 처리 전망

이종완 기자  2005.01.19 09:5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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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우여곡절 끝에 언론개혁 관련법안 중 신문법과 언론피해구제법을 여야 합의로 처리한 가운데 오는 2월 임시국회에서의 방송법 개정안 처리가 언론계의 최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여야 모두 방송법 개정에 있어서만큼은 당의 사활을 걸고 한 치의 양보가 없을 것임을 시사하고 있어 오는 2월 임시국회가 ‘화약고’가 될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



게다가 최근에는 방송위원회가 입법예고한 방송법개정안을 놓고 “국영방송으로 회귀하는 조치”라며 KBS와 언론 시민·사회단체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어 방송법 개정안을 둘러싼 진통은 쉽게 가라앉지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



열린우리당이 발의한 방송법 개정안은 일단 민영방송의 소유지분 제한에 초점이 맞춰졌다. 이에 반해 한나라당은 공영방송의 국회통제권 강화문제를 주요골자로 하는 ‘국가기간방송법’ 제정을 방송개혁의 핵심안으로 내놓았다.



더욱이 열린우리당의 방송법 개정안이 그동안의 SBS보도를 못마땅해 하는 여권의 정서가 담겨져 있다면 한나라당은 KBS의 ‘편파보도’를 손보겠다며 각기 다른 의도가 담긴 ‘정략의 산물’이라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 방송법 개정이 방송개혁을 가져올지 미지수다.



실제로 열린우리당이 내놓은 방송법 개정안을 보면 방송위원회의 승인을 받지 않고 등록 절차만으로 방송사업을 행해온 방송채널사용사업자의 방송프로그램 편성 제한기준을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반면 한나라당의 국가기간방송법은 현 KBS 수입의 절반인 광고 수입을 향후 KBS 예산의 20% 이하로 낮추고 경영을 감시하는 경영위원회를 설치하도록 한 내용을 담고 있어 2월 임시국회에서의 양당의 충돌 가능성은 높은 상태다.





방송위원회와 KBS



방송위원회가 지난 11일 KBS 이익잉여금 일부의 국고납입 조항을 신설하는 것 등을 골자로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하자 KBS가 즉각 반발하고 있다.



방송위는 KBS 이익잉여금 일부의 국고납입 조항을 신설하고 방송프로그램 제작비를 제외한 KBS가 정부투자기관 관리기본법의 예산편성 지침을 따르도록 하는 한편 결산승인 이전에 감사원의 결산 검사를 받고 그 결과를 국회에 제출토록 하는 방송법 개정안을 입법예고 했다.



또 KBS 집행기관(사장, 부사장, 본부장, 감사)과 일정 범위의 직원은 형법상 수뢰죄 등을 적용할 때 공무원으로 간주하며 KBS 이사장도 비상임에서 상임으로 개정하도록 하는 개정안을 담고 있다.



그러나 KBS는 12일 ‘방송위원회의 방송법 개정안에 대한 KBS의 입장’이라는 제목의 보도자료를 통해 1999년 5월 27일 헌법재판소 판결을 인용, “수신료는 KBS가 수행하는 TV방송 등의 특정 공익사업의 재정에 충당하는 재원이므로 수신료는 국고배당에 해당되지 않는다”며 “BBC와 NHK 등도 이익이 난다고 해서 국고에 납입하지 않는다”고 반박하고 나섰다.



또 KBS는 “다양한 국책사업에 대한 국고지원이 선행되지 않는한 이익 잉여금의 국고 납입 의무만 일방적으로 부담할 수는 없다”며 “정부투자기관 예산편성 지침을 준용한다는 방송위 개정안은 방송의 정치적 중립성과 독립성을 위한 조처에 역행하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KBS 노조도 지난 13일 방송위 위원장실 앞에서 피켓시위를 벌이는 등 방송법 개악안 철폐를 요구하며 비상대책위원회로의 전환을 검토하고 있고 극단적인 경우 파업까지 불사한다는 방침을 밝히고 있는 상태여서 KBS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전망이다.





언론·시민단체 반응



여야의 언론개혁법 논의를 바라보는 시민·사회단체의 반응도 뜨겁다.



민주언론운동시민연합은 17일 ‘우선 사회적 논의부터 하자’라는 성명서를 내 “방송의 독립성을 지켜주고 방송정책을 총괄하는 방송위원회가 공영방송 KBS의 ‘독립성’을 저해할 수도 있는 이같은 입법안을 내놓았다는 사실에 우려를 금할 수 없다”며 “‘언론’ 본연의 역할에 큰 차질이 생길 수 있다”고 반대의 뜻을 분명히 했다.



언론노조도 지난 14일 ‘KBS는 정부와 정치권의 방송이 아니다’는 성명을 통해 “방송위는 법률안을 즉각 철회하고 방송위 외부에서 이번 법률안 개정을 주도하고 사주한 세력이 누구인지를 밝힐 것”을 주장하며 18일에는 프레스센터 외신기자클럽에서 ‘방송위원회 방송법 개악 관련 언론노동단체 긴급 좌담회’를 개최, 방송위의 방송법 입법예고안을 강력히 성토했다.





전망



언론계 및 정치권에서는 방송법 개정을 둘러싼 여야 및 이해 당사자인 방송위원회와 KBS의 입장이 첨예하게 대립되고 있는 가운데 여야 모두가 신문법과 같이 무리하게 법안처리를 강행하지는 않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또 정치권 일각에서는 사정이 이렇다보니 여야가 관심을 기울이는 국보법 등 나머지 3개 쟁점법안 협상과정에서 방송법안을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 아니냐는 시각도 흘러나오고 있는게 사실이다.



그러나 양당은 우선적으로 방송통신융합시대에 걸맞는 방송법 개정안이 나와야 한다는데 공감하고 있다.



또 신문법 통과에서처럼 정쟁해결 차원의 합의안 도출보다 특위 구성 등 좀더 심도있는 논의를 통한 방송법 개정이 이뤄져야 한다는데 일부 의원들이 생각을 같이하고 있어 의외로 장기적인 개정안 처리 가능성도 점쳐지고 있는 분위기다.



문화관광위원회 소속 여야 일부 의원들은 “방송과 통신이 융합되는 시기에 굳이 무리해가면서 방송법 개정에 사활을 걸 필요가 없는 상황”이라며 “총리실이나 대통령 직속으로 관련 특위를 구성해 방송통신융합시대에 걸맞는 방송법 개정안을 만드는게 방송개혁의 첫걸음이 아닐까 싶다”며 방송법 개정 논의에 대한 장기화 가능성을 시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