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送年단상

이종완 기자  2004.12.15 10:5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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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종완 기자  
 
  ▲ 이종완 기자  
 
‘어떤 집이든 옷장 속에 해골을 감추고 있다’는 외국속담이 있다. 누구나 밖으로 감추고 싶은 비밀이나 치부가 있기 마련이라는 뜻이다. 언론계의 올 한해는 너무도 숨기고 싶었던 것이 많았던 한 해였다.



정부여당이 주도하는 ‘언론개혁’이 본격적으로 추진되기도 전에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하나하나 파산과 비상경영체제 돌입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맞고 있다. 대규모 구조조정으로 평생 몸담았던 직장을 ‘울며 겨자 먹기’로 떠나는 기자들도 적지 않았다. 사정이야 어찌됐든 지금 언론계는 경영악화라는 외적 요인에 의해 한마디로 심한 ‘홍역’을 앓고 있다.



우리 내부의 모습은 어떤가. 올 한 해 동안 벌어진 일부 언론사간의 ‘공방’은 상호 비판과 견제를 통해 건강한 발전을 도모한다는 취지와 달리 언론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땅 구덩이’까지 떨어뜨리기에 충분했다는 ‘자성의 목소리’가 더욱 어울렸던 것이 사실이다.



이를 뒷받침하듯 최근 언론인과 언론학자들의 모임인 ‘언론광장’이 현직 신문·방송기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7명이상의 언론인들이 스스로 언론이 사회적 갈등해소에 전혀 도움이 되지 못하고 있다는 자아비판적 시각을 내놓기도 했다.



여기저기서 ‘동네북’이 돼버린 언론사의 모습 또한 최악의 한 해를 보낸 언론계가 반드시 해결해야할 과제임이 분명하다.



‘자성의 목소리’는 기자들에게도 적용된다.



언론사 사주의 부도덕하고 잘못된 경영 탓에 회사가 어려워져 기자로서 자긍심도 줄어들었겠지만 특정 상황의 전체를 보기 보다는 부분을, 남을 배려하기 보다는 자신의 문제에만 지나치게 함몰돼 스스로 헤어나지 못한 건 아닌지 되돌아볼 필요가 있다.



혹 잘못된 기자상과 부도덕한 사주의 경영 ‘놀음’에 휩쓸려 선배는 후배에게, 후배는 선배에게 서로 부끄러운 ‘기자’로 인식되지는 않았는지 생각해봐야 할 것이다.



‘국민의 알권리’를 실현하겠다며 기자직을 택한 수습기자시절의 당찬 포부가 자신도 모르게 없어진 것은 아닌지 생각해 보는 연말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