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마디로 주간지 기자는 피곤하다. 그날 취재해 그날 마감하는 일간지의 경우는 죽이 되든 밥이 되든 마감을 하고나면 다음날 새로운 기분으로 출근할 수 있지만 주간지는 일주일 내내 기사와 관련된 부담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고 스트레스를 준다. 일종의 머리 속 ‘변비현상’이다. 주간지의 마감 시스템은 일요일에도 맘 편히 쉴 수 있는 구조가 아니다. 특히 일간지와 자매지 형태로 발행되고 있는 주간지의 경우는 취재인력이나 각종 지원책도 본지에 상응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때론 난처한 경우도 있다. 출입처도 없고 어렵사리 만든 인터뷰 약속도 주간지라는 이유만으로 취소되는 등 취재원의 편견도 존재한다. 광고시장도 신통치 않다. 제일기획 미디어전략연구소 2003년 광고매출 조사결과에 따르면 잡지는 -8.4%로 나타나 TV(-3.0), 라디오(-1.1), 신문(-6.4) 보다 높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주간지의 고유영역을 인정하지 않고 일간지의 기사를 재종합하는데 그치는 ‘자매지’정도로 보는 편견이 가장 큰 어려움이라고 일선 주간지 기자들은 성토한다. 뉴스 영역의 심층보도와 기획성을 가지고 승부하는 주간지 기자들의 애환을 알아본다.
인력
현재 주요 일간지에서 발행하는 시사 종합주간지는 뉴스메이커(경향신문), 주간동아(동아일보), 주간조선(조선일보), 주간한국(한국일보), 한겨레21(한겨레) 등 5종이다. 보통 취재기자는 7∼13명 선이고 취재기자 한 명이 써야 할 기사는 2∼5건. 그러나 기사 한건이 2∼3페이지 정도를 차지한다는 점을 감안하면 한주일 동안 써야할 기사량은 대략 200자 원고지 60∼100매에 이른다. 결코 만만한 양이 아닌 것. 심지어 사진기자도 본지에서 파견된 1명만으로 유지하는 주간지도 있다. 따라서 취재뿐 아니라 사진도 동시에 커버해야하는 것이 주간지 취재기자들의 현실.
그렇다고 신규 인력 충원도 쉽지 않고 충원되더라도 제때 배치를 받지 못한다. 순환근무제가 잘 이뤄지지 않을 뿐 아니라 자체 충원을 했더라도 본지 근무방침이 우선 적용되기도 한다. 실제로 한겨레21의 경우 2000·2001년도 뽑은 자체 인력 2명이 아직까지 본지에서 근무하고 있다. 순환근무제의 경우주간조선이 보통 2년 주기로 이뤄지고 있고 주간한국도 보통 1∼2년 주기지만 편집국 상황에 따라 유동적이다. 뉴스메이커와 주간동아는 출판국으로 분리돼 인적 교류가 거의 없는 상태다.
근무여건·대우
주간지 마감시스템은 보통 2차례에 걸쳐 이뤄진다. 모든 주간지가 화요일에 발간되는 관계로 1차 마감은 보통 금∼토요일, 그리고 최종 마감은 월요일이다. 이 때문에 1차와 최종 마감 사이에 있는 토요일이나 휴일은 그야말로 ‘가시방석’이다. 주간지 기자들에게 있어 토요일이나 일요일 휴일은 항상 월요일에 있는 최종 마감에 대한 부담과 기획 회의에 대한 고민 등으로 짓눌린다.
한겨레21 고경태 편집팀장은 “10년 정도 한겨레 21에서 근무하고 있는데 제대로 쉬어본 적이 없다”며 “최종 마감이 월요일에 있다보니 일요일에도 심적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한 기자는 “주간지 기자들은 일주일에 두 번 사표를 내고 싶다”고 농담반 진담반으로 말했다.
대우에 있어서도 차별이 존재하는 게 엄연한 현실. 뉴스메이커 취재기자는 외근을 하는데도 불구하고 본지인 경향신문과 달리 취재비가 지급되지 않는다. 또 주간조선은 조선일보 기자와 월급에 있어서 30만원 정도 차이가 난다. 이 밖에 주간한국과 한겨레21은 본지와 같다.
취재환경
주간지 기자들은 출입처가 따로 없다. 똑같은 사건·사고를 다루더라도 일간지보다 심층취재 및 분석을 해야 하기 때문에 주간지 기자들은 항상 고민한다.
주간지 기자들에게 있어 가장 큰 어려움은 취재원들의 편견. 단순히 주간지라는 이유만으로 취재원들로부터 일방적인 인터뷰 약속 파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뉴스메이커 황인원 취재팀장은 “주간지라고 하면 취재원들이 ‘사기성’이 농후한 매체로 보고 인터뷰를 거부한다”면서 “심지어 취재도중 일주일 후에 기사가 나간다는 이유로 취재를 거부한 경우도 있다”고 취재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때문에 주간지 기자들 사이에서는 인맥·학맥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일간지처럼 특별한 출입처가 없다는 것을 두고 주간지 기자들은 ‘맨땅에 헤딩한다’고 표현한다. 그만큼 어려움이 많다는 의미다. 특히 검찰 등 일부 기관은 접근 자체가 힘들어 본지 출입기자에게 도움을 청하기도 한다.
주간지를 고유 영역을 갖고 있는 매체로 보지 않고 일간지의 ‘부속품’이나 단순 ‘자매지’로 보는 시각도 주간지기자들의 자존심을 건든다. 취재 관행이 일간지 중심으로 흐르다보니 주간지를 한주 동안의 일간지 보도내용을 ‘짜깁기’하는 매체 정도로 보는 경향도 있다. 특히 각 일간지 기획기사의 증가와 주말판 강화로 주간지 입지가 좁아진 것도 이들이 앞으로 풀어나가야 할 현실적 과제로 남아있다.
장 점
주간지 기자는 팔방미인이 될 수밖에 없다. 출입처가 없는 대신 다양한 분야를 접할 수 있어 자연스럽게 활동범위도 넓어진다. 또 일간지와 똑같은 사실을 전달하지만 이면의 깊은 부분까지 전달해야 하는 것은 주간지 기자들의 몫이다. 때문에 기획력과 필력은 주간지 기자들의 장점이자 혜택으로 돌아온다. 주간한국 이진희 부장은 “주간지 기자들의 장점은 무엇보다도 긴 호흡의 글을 쓸 수 있는 것”이라며 “기자로서 필력뿐 아니라 넓은 시야도 큰 장점”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