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검 중앙수사부가 수사정보 유출경위를 파악한다는 이유로 취재기자들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조회해왔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언론계가 크게 반발하고 있다. 기자 개인에 대한 사생활 침해일 뿐 아니라 언론자유를 심각하게 훼손했다는 것이다.
대검 출입기자단은 지난 7일 송광수 검찰총장에게 공개질의서를 보내고 사건의 진상공개와 재발방지를 위한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자단은 이날 오전 회의를 통해 “이 문제는 언론에 대한 취재제한 뿐 아니라 출입기자들의 사생활을 명백히 침해한 중대한 사안”이라는 데 의견을 모으고 대검출입기자단 명의로 공개질의서를 보내기로 합의했다.
기자단은 질의서에서 △총장이 6일 국정감사에서 “기자들의 통화내역 조회는 정식 내사가 착수된 2건에 대한 수사 차원에서 이뤄졌다”는 취지로 발언한 것과 관련, 내사대장 사본을 공개할 것과 △이 2건이 어떤 건인지, 조회 대상이 된 기자들이 누구이며 몇 명인지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기자단은 또 △대검 중수부가 통화내역 조회를 위해 정당한 절차를 밟았는지 △서울지검장에 보낸 통화내역 조회 서식 사본과 승인 사본, 통화조회 결과 등을 공개하라고 요구하는 한편 재발방지를 위한 구체적인 대책마련을 촉구했다.
지난 6일 한겨레 보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자 대다수 언론 역시 7일자에 일제히 사설을 게재하고 ‘기자 통화 추적 다시는 안 된다’(동아), ‘취재기자 통화까지 훔쳐보는 검찰’(조선), ‘기자 통화 조회는 반언론적 발상’(한겨레)이라며 검찰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기자협회와 전국언론노조, 참여연대 등 언론·시민단체들도 성명을 발표하고 검찰의 기자 통화 조회를 비판했다. 기자협회는 지난 7일 성명에서 “이는 언론자유에 대한 정면부정이자 기자 개인의 사생활에 대한 중대한 침해”라며 검찰의 해명과 사과, 재발방지 대책을 요구했으며, 전국언론노조(위원장 신학림)는 “법을 집행해야 할 검찰이 지난 수개월 동안 수시로 기자들의 통신비밀을 조회해온 것은 단순히 취재활동 제한을 넘어 명백한 범죄행위”라고 규정했다. 참여연대도 “검찰이 수사목적만을 내세우면 자의적으로 국민들의 통화내역을 추적하는 일이 가능하다는 것이 현실적으로 드러난 것”이라며 재발 방지를 위한 제도개선을 촉구했다.
한편 안대희 중수부장은 지난 7일 해명 기자간담회를 갖고 송광수검찰총장을 대신해 공식 사과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