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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독 국내 위성방송시장 진출 무산

스카이라이프, 국민정서 감안 사실상 투자유치 포기

서정은 기자  2003.08.27 14:1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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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인 미디어재벌 루퍼트 머독이 지난 98년에 이어 또다시 국내 위성방송시장 진출을 추진했으나 무산될 전망이다. 머독이 이끄는 뉴스코퍼레이션 그룹의 스타TV로부터 투자 제안을 받았던 스카이라이프가 언론계의 강한 반대에 직면, “국민적 정서를 감안해 최종 투자파트너를 결정하겠다”며 사실상 포기 의사를 밝혔기 때문이다.

한국디지털위성방송 스카이라이프(사장 황규환)는 스타TV측으로부터 지난 7월초 투자의향서를 받고 세부사항에 대한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으나 각계의 우려와 반발에 부딪히면서 지난 26일 오후 사실상 포기 의사를 밝혔다.

스카이라이프측은 스타TV와의 외자유치 협상 사실이 알려지자 “안정적인 자금 확보를 위해 정부로부터 허가받은 사업계획서에 따라 유상증자와 해외자본 유치를 추진하고 있다”며 “지난해 7월부터 1억달러 규모의 외자유치를 진행하고 있는데 현재 스타TV, AIG 뿐만 아니라 의사를 타진해온 몇 곳과도 접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9월 양사 양해각서 체결” “1억달러 투자…2대 주주 가능성” 등 투자 규모와 추진 일정에 대해서는 “스타TV는 외자유치를 위한 협상대상자 가운데 하나다. 향후 일정, 외차유치 규모 등 구체적으로 결정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며 관련 내용을 부인했다. 또 “외자유치는 이사회, 주주총회, 방송위 행정절차 등 각종 규제기관의 절차를 밟아야 하는 사안이고 국내 증자를 통해 주주사들의 지분구조가 변동될 수 있어 2대 주주 부상은 사실과 다르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스타TV측이 단순 지분투자를 넘어 실질적인 경영 참여까지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논란이 더욱 확산됐다. 스타TV측은 △향후 2년 이내에 스카이라이프 지분 18%까지 확보 △프로그램 또는 채널공급계약에 관한 동의권과 이사 1석 △자신들의 대표 2명과 매달 경영현안 협의 △자신들이 내세운 이사 비토권 보장 등의 내용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자 스카이라이프측은 “제안서에 담겨있는 몇가지 요구사항은 스타TV측의 일방적 희망에 불과하다. 본격 협상에 들어가면 스타TV의 요구사항과 주주사들의 의견을 참조해 진행할 계획이었다”며 “앞으로 주주사 의견, 행정당국 입장, 국민적 정서까지 감안해 최종 투자 파트너를 정하겠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 스카이라이프 한 관계자는 “국민적 정서를 감안하겠다는것은 곧 스타TV와의 외자유치 협상을 포기하겠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이에 앞서 언론노조는 지난 26일 성명을 내고 “위성방송 사업 초기 두 사업자가 경쟁했을 때 언론노조와 시민사회단체들이 스카이라이프를 지지한 것은 국내 자본이면서 국내 영상산업을 보호·육성하겠다는 사업계획서 때문이었다”며 “사업개시 2년도 안돼 대규모의 머독 자본을 끌어들이려고 하는 것은 국민을 기만하는 부도덕한 행위”라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MBC 본부도 이날 성명을 통해 “머독의 한국시장 진출 목적은 단순한 투자에 있지 않고 위성방송을 실질적으로 장악하려는 것”이라며 “어떠한 이유로도 머독의 진출을 용인할 수 없고, 이같은 시도가 중단되지 않을 경우 강력한 연대 투쟁을 전개하겠다”고 밝혔다.

머독은 지난 98년에도 국내 위성방송에 진출하기 위해 당시 위성방송 사업을 준비하고 있던 데이콤과 150억원 투자를 약속하는 양해각서를 체결한 바 있다.

서정은 기자 pund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