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Z EZViwe

기업체, 기자 '유치경쟁' 나섰다

브리핑룸 순기능 퇴색…홍보기사 남발 우려

전관석 기자  2003.06.11 13:45:55

기사프린트

정보통신부 기자들의 상주공간이 이동하고 있다.

최근 정통부는 기존의 출입기자제를 등록기자제로 전환하는 한편 일정 요건을 갖춘 모든 매체에 취재를 개방하는 등 기자실 운영시스템을 대폭 손질했다. 이에 따라 그동안 기자단이 사용하던 개인부스와 사물함은 공용으로 바뀌었으며 기사송고실과 브리핑룸만 새로 마련됐다. 정통부는 앞으로 장·차관 월례브리핑, 공보관 상시브리핑 등 브리핑을 활성화시킨다는 계획이다.

정통부의 방침이 시행된 뒤 기자단에 가입돼 있던 기자들이 기업체 기자실로 옮기는 경향이 두드러지고 있다. 기자실 폐쇄 및 브리핑룸 설치 등 취재시스템의 변화로 인해 상주공간이 없어진 기자들의 상황을 간파한 기업체들이 홍보전략의 일환으로 기자실을 대폭 확대, 기자들 ‘유치’에 나선 것.

정보통신부와 같은 건물을 사용하고 있는 KT는 정통부의 결정 이후 기존의 기자실을 정비해 지난 9일 새 기자실을 선보였다. 기존에 14개이던 개인부스를 20개까지 늘리고 창고를 개조해 남·여기자 휴게실을 따로 배치했다. KT 광화문 지사 언론홍보팀 관계자는 “정통부 기자들의 개인공간이 줄어든 것을 고려해 정비과정에서 공간확충에 가장 역점을 뒀다”면서 “기존에 비해 많은 기자들이 출입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남에 본사를 둬 자사홍보를 위해서는 세종로까지 이동해야 하는 불편을 겪었던 KTF 역시 기자실을 새단장했다. KTF는 좌석수를 5석에서 8석으로 늘리면서 침대, 소파, 가전제품 등 휴식공간 확충에 역점을 뒀다. SK텔레콤 역시 기자실을 넓히고 새 장비를 들여올 예정이며 예산난으로 올해 초 기자실을 축소했던 데이콤도 홍보실에서 기자실 확대방안을 상부에 보고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같은 경향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정통부를 출입하는 한 기자는 “정통부의 방침이 시행된 이후 개인공간이 줄고 취재환경이 나빠진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러나 공간부족을 이유로 기업체 기자실로 이동하는 것은 브리핑룸 전환의 순기능을 퇴색시킬 수 있고 홍보기사 남발 등의 병폐를 낳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관석 기자 sherpa@journalist.or.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