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동·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기사화하는 경우 기자들은 다른 경우보다 훨씬 더 심각하게 국민의 알권리와 피해 청소년의 2차 피해 가능성에 대해 고심해야 한다.
그 이유는 청소년기에 있어서 매스컴의 영향력은 성인의 경우와 비교할 수 없이 절대적이기 때문이다. 자신의 이야기가 기사화되어 나올 때 해당 청소년은 그 충격으로 삶을 자포자기할 수도 있다. 특히 주변 친구들에게 알려지는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 청소년기에는 친구집단과 또래문화의 영향이 가장 크기 때문이다.
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을 보도하는 경우는, 그 사건 보도 자체가 무슨 의미가 있는지를 심사숙고하고, 만약 국민이 꼭 알아야 할 필요가 있는 내용이라면 피해 청소년의 인적사항에 대한 거론은 최소한으로 그쳐야 한다. 지역, 나이, 학생 여부정도만 나와도 누구인지 드러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부 언론 5월 12일자에 ‘여중생 납치사건’으로 보도된 기사가 바로 이런 경우였다. 이미 발생한지 한 달이 넘은 사건이 기사화되면서 가해자의 주소를 동까지 밝히고, 피해자가 여중1년생이라는 신상정보가 노출되면서 피해 청소년의 신분이 주변에 밝혀졌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각 포털 사이트의 미디어란을 통해 같은 학교 학생들 사이에 급속히 퍼져 이 사건을 잘 극복하고 있던 열두살 소녀가 감당하기 힘든 피해를 입은 것이다.
또한 청소년 대상 성범죄를 흥미위주로 다루는 것은 절대 삼가해야 한다. 요즘도 심심치않게 나오는 소위 ‘원조교제범’이라고 지칭하는 사건보도 역시 청소년 대상 성범죄의 심각성을 훼손하고 흥미거리로 만들어 버릴 위험이 크다. 특히 ‘원조교제’라는 용어는 사용을 자제해 주기 바란다. 이는 일본말을 여과없이 받아들인 것이기 때문에 이미 전문가들과 법률용어는 ‘청소년 대상 성매수 범죄’로 사용되고 있다. 성매수 대상 청소년도 우리 사회가 적극적으로 보호하고 바른 길로 이끌어야 할 소중한 아이들이다. 순간 잘못을 저질렀어도 처벌보다는 보호해야 한다는 것이 세계 각국의 공통적인 청소년 정책방향이다.
청소년성보호법 제정을 위해 입법 작업이 한창이던 당시, 청소년 성매매와 유흥업소에 고용된 청소년들의 실태 및 단속에 대한 보도가 많이 나왔었다. 이러한 사건보도에 이들의 신상정보는 물론 방송에서는 음성변조도 안하고 해당청소년의 목소리가 그대로 나오는 경우도 흔했다. 어린 청소년들은 언론의 인터뷰를 거절할 줄도 모르고, 적절히 자신을 방어하면서 변명할 줄도 모르고, 보도가 나간 다음 이들의 권리구제를 위해 소송을 걸어줄 사람도 없는 그야말로 무방비 상태였음에도, 이들이 언론보도로 입을 2차 피해에 대한 고려는 찾아볼 수 없었다. 이러한 폐단 때문에 청소년성보호법에 언론기관의 피해 청소년 비밀누설금지 의무와 벌금 500만원의 형사처벌 조항까지 들어가게 된 것이다.
그러나 아직도 청소년 대상 성범죄 사건을 기사화하는 경우 가해자의 경우는 나이 정도만 나오는데 반해 오히려 피해 청소년은 어느 지역, 모여중, 몇학년 까지 자세한 신상이 나오는 것이 다반사라는 것은 우리 언론이 청소년 보호에 대한 인식이 아직은 개선할 여지가 많다는 증거이다. 언론은 일반 국민들의 여론형성과 의식을 개혁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 언론인들이 청소년들도 인권의 주체로 이들도 장래 누군가의 배우자나 부모가 될 사람들이라는 것을 항상 명심하고 있다면 우리 사회의 청소년 인권과 성장 환경은 개선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