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군 궤도차량 여중생 사망 사건 및 한미주둔군지위협정(SOFA) 개정 문제를 다루는 KBS 보도가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자성’의 목소리가 KBS 내부에서 제기됐다.
언론노조 KBS 본부는 지난 12일 ‘누가 KBS의 이름을 부끄럽게 만들고 있는가’ 제하의 성명을 통해 “KBS는 객관성과 중립성이라는 형식 잣구 뒤에 숨어 SOFA 개정, 불평등한 한미관계 개선, 여중생 압사사고라는 공중 의제에 대해 공영방송으로서의 주도적 역할을 포기했으며 사안의 핵심마저 회피하고 변질시켜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KBS 본부는 이날 자체 보고서에서도 “KBS는 SOFA 개정에 미온적인 정부 및 미국에 대해 지나치게 무비판적인 태도로 접근하고 있다”며 “지난 6일 럼스펠트 미 국방장관이 SOFA 개정을 거부하고 운영절차를 개선할 수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것과 관련 ‘SOFA개선 합의’라는 제목을 달아 마치 문제가 해결된 것처럼 보도하고, 연예인들의 삭발 항의도 단신으로 처리하는 등 국민 정서를 호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KBS 본부는 또 “MBC가 SOFA의 문제점을 정면으로 다룬 기획 시리즈를 7차례 이상 보도한 반면 KBS는 단 3차례에 그쳤다”며 “이것 역시 개정의 필요성을 피상적으로 주장하는 선에 그쳐 방관자 역할에 머물렀다”고 꼬집었다.
KBS 본부는 이와 관련 “회사측에 공방위 개최를 요구했으나 사측은 ‘공방위를 열면 우리가 불공정했다는 인상을 줄 수 있다’는 무책임한 이유를 들며 대선 이후로 연기했다”며 “미국을 향한 분노와 비판의 화살이 이제 KBS로 향하고 있음을 경영진은 직시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