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22.01.27 10:49:11
부산일보가 창사 이래 처음으로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 대상사에서 탈락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부산일보지부(지부)는 '건설사와의 수상한 거래'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진수 부산일보 사장에게 전적으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사퇴를 주장했다.
지부는 26일 오전 서울 중구 정수장학회 앞에서 김진수 사장 퇴진 촉구 5차 집회를 열고 “부산일보가 지발위 지원 대상에서 탈락된 것은 2004년 지역신문발전지원특별법이 생긴 이후 처음”이라며 “지발위 탈락의 이유로 김진수 사장이 물의를 빚었던 ‘건설사와의 수상한 거래’ 보도 때문이란 여론이 일고 있다”고 비판했다.
하루 앞선 지난 24일 지역신문발전위원회가 내놓은 ‘2022년도 지역신문발전기금 우선지원대상사 선정결과’에 따르면 부산일보는 총 일간지 25개사, 주간지 53개사 등이 이름을 올린 올해 우선지원대상사에 포함되지 못했다. 부산울산경남 지역 일간지 중에선 경남도민일보, 경남일보, 경남신문, 국제신문, 경상일보, 울산매일 등이 선정됐다.
지부는 ‘건설사와의 수상한 거래’ 보도 등으로 물의를 빚은 김진수 사장이 전적으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부는 성명에서 “국제신문은 차승민 전 사장이 물의를 빚었을 때 지발위에서 탈락한 바 있다”며 “어떠한 이유에서든 지발위 탈락과 관련해 사장은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 사장의 무능력과 관리 부재에서 야기된 일이기에, 사장은 모든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아울러 “독자서비스국은 지발위 기금으로 해마다 1만5000부 이상의 실적을 올렸지만 이번 탈락으로 부수가 떨어지게 됐다. 또한 심층기획기사의 질적 저하가 우려되고, 각종 콘텐츠 생산이나 미디어 인프라 구축에도 차질이 예상된다”고도 했다.
앞서 MBC ‘스트레이트’는 김 사장이 지난해 3월 김은수 동일스위트 대표의 벤처캐피털 지분 일부를 원가에 양도받았고, 이후 부산일보가 동일스위트 부동산 개발사업을 우호적으로 보도했다는 뉴스를 낸 바 있다. 김 사장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사모펀드 투자, 회사 수익금 횡령 의혹으로 수사를 받는 상태다. 지발위 우선지원 대상사 선정 기준은 “지배주주나 임원이 실정법을 위반하거나 언론윤리에 어긋나는 사항과 관련된 경우, 확정판결을 받기 전이라도 관련 사실이 있으면 평가에 반영함”이라고 적시하고 있다.
이날 집회에서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부산지역 최대 일간지 부산일보가 지발위 지원 대상 심사에서 탈락했다는 초유의 사태가 벌어졌다. 이로 인해 부산일보가 부산 시민들의 알 권리를 위해 지원받아야 할 각종 취재 지원 대상에서 제외되는 일이 현실화될 것 같다”며 “김진수 사장이 초래한 부산일보에 대한 신뢰 하락이 부산일보 언론노동자들의 취재 활동과 부산 시민들의 알 권리 제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라 했다. 이어 “존재 자체가 배임인 경영진을 그대로 방치하는 것이 대주주의 역할이 아니다. 정수장학회가 대주주 역할을 제대로 할 것인지 지켜볼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대식 언론노조 수석부위원장은 “국가 기관인 지발위 또한 기소나 유죄 여부와 무관하게 김 사장이 윤리적으로 신문사 사장직을 유지할 수 없다는 객관적 판단을 내린 셈”이라며 “지역 신문 산업 위기의 상당수가 지역 언론에 대한 신뢰 하락에서 비롯되는데, 최고의 지역 언론 부산일보의 사장이 신뢰도를 깎아내는 행위를 하고 있는 만큼 빨리 사퇴해야 한다”고 했다.
부산일보 내부에서도 김진수 사장의 행태를 부적절하게 보는 인식은 지배적이다. 지부가 지난 21일~24일 조합원 124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응답자 82명 중 85.4%가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김 사장의 개인 투자가 ‘부적절하다’고 평가했다. 김 사장의 경영 능력과 관련해서도 ‘매우 못하고 있다’ 37.8%, ‘못 하고 있다’ 32.9% 등 응답자 70.7%가 부정 평가를 내린 것으로 나타났다.
한윤조 매일신문지부장은 “지역언론이 재정적 위기와 더불어 신뢰성 위기까지 겪고 있는 상황에서 회삿돈을 횡령하고 비위를 저지른 부산일보 사장의 행태를 절대로 용납해서는 안 된다”며 “김 사장은 혐의가 까발려지기 전에 스스로 퇴진해야 하며 부산일보 대주주인 정수장학회도 부정한 사장을 더 이상 용인해선 안 된다”고 했다.
김진수 부산일보지부장은 “지역 최고의 신문이라 자부하던 부산일보가 지발위 우선 지원 대상에서 탈락한 건 무능하고 부도덕한 김진수 사장 한 사람 때문”이라며 “경찰과 권익위의 수사 결과가 곧 나올 예정이지만 부산일보지부는 수사 결과에 상관 없이 김진수 사장 퇴진을 위한 투쟁 강도를 높여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다음 달 김진수 사장의 거취를 결정하는 주주총회가 열릴 예정인 만큼 김 사장이 다시는 부산일보에 발 붙이지 못하도록 끝까지 투쟁을 이어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부산일보지부는 지난 5일 시작한 부산일보 본사와 정수장학회 앞 집회를 26일부터 잠시 중단하고 설 이후 다시 투쟁을 이어갈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