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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손 들어준 법원, 포털 계약해지 효력정지 가처분 인용

재판부 "계약해지 결정 약관규제법 어긋나"
성기홍 연합 사장 "포털 권한 남용 차단 결정"

김달아 기자  2021.12.24 16:32: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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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합뉴스

연합뉴스가 양대 포털사의 콘텐츠제휴 계약 해지의 효력을 중단해달라며 법원에 낸 가처분 신청이 받아들여졌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50부(수석부장판사 송경근)는 연합뉴스가 네이버와 카카오를 상대로 제기한 계약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을 24일 인용했다.

연합뉴스 보도에 따르면 재판부는 "네이버·카카오가 연합뉴스와 체결한 뉴스제휴 계약은 약관규제법상 불공정약관에 해당한다"며 "본안 소송에서 (콘텐츠제휴) 계약 해지의 위법 여부에 대한 최종 판단이 나올 때까지 그 효력을 정지하는 게 타당하다"고 판시했다.

앞서 네이버와 카카오는 지난 11월 연합뉴스에 콘텐츠제휴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연합뉴스 콘텐츠의 노출을 중단했다. 두 포털사의 뉴스제휴를 심사하는 뉴스제휴평가위원회(제평위)가 기사형 광고 649건을 일반 기사인 것처럼 포털에 전송한 연합뉴스의 뉴스제휴 자격 여부를 재평가한 뒤 탈락 결정을 내렸기 때문이다.

이에 불복한 연합뉴스는 지난 11월15일 법원에 계약 해지 효력 정지 가처분 신청서를 제출했다. 연합뉴스는 가처분 신청서에서 "이번 계약 해지는 포털사들의 일방적인 내부 의사결정만으로 이뤄져 약관의 규제에 관한 법률(약관법)에 따라 무효"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연합뉴스의 주장이 타당하다고 봤다. 재판부는 "뉴스 시장에서 포털의 위상과 비중은 그야말로 압도적으로 시장지배적 사업자에 해당한다"며 "포털이 매체들에 불리한 조항에 대해 매체들과 개별 협의한 증거도 뚜렷하지 않은 만큼 계약 해지 결정은 고객에게 불이익을 줄 수 없도록 한 약관규제법에 어긋난다"고 판단했다. 또한 포털이 제재를 받은 매체들에 이의를 제기할 수 없게 한 조항도 약관법을 위반한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제평위의 구성과 심사 과정도 지적했다. 재판부는 "제평위는 전‧현직 언론인, 시민단체 임직원 등으로 구성됐으나 기본적으로 네이버·카카오의 의뢰로 선임·구성되고 두 회사의 비용으로 운영되며 위원의 선임 기준·절차 등에 객관성·독립성을 보장하기 위한 명문의 규정이나 장치가 존재하지 않는다"며 "제평위 심사에서 정성평가가 100점 중 80점으로 절대적이고 심사항목도 포괄적·추상적이라 심사위원 개개인의 주관적·자의적 판단이 작용할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재판부는 연합뉴스가 내세운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역할'도 상당 부분 인정했다. 재판부는 "연합뉴스는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 (…) 20대 대통령 선거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를 앞둔 시점에 국내외 언론매체와 유권자들에게 충분한 정보를 전달해야 한다는 요청이 한층 크다"며 "언론의 자유와 국민의 알 권리는 자유민주적 기본질서의 근간이 되는 기본권으로서 이에 대한 제한은 엄격한 요건을 통해서만 허용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성기홍 연합뉴스 사장은 사내 게시판에서 "법원의 이번 결정은 뉴스제휴평가위원회와 포털의 일방적 계약해지 결정이 절차적 정당성을 잃은 과잉 제재이자,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공적 역할을 위축시킨다는 우리의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이라고 해석한다"며 "나아가 뉴스 유통시장을 과점한 플랫폼 기업이 자의적 판단만으로 언론을 일방적으로 공론의 장에서 퇴출시키는 권한 남용을 차단하고, 언론의 자유가 포털 사업자에 의해 좌지우지되는 흐름에 제동을 건 결정이라고 평가한다"고 밝혔다.

성 사장은 "연합뉴스의 지위는 보전받았지만 연합뉴스의 자세는 달라져야 한다"며 "국가기간뉴스통신사로서의 공적책무 의식을 다지고 독자들이 원하는 건강한 뉴스 콘텐츠 생산을 강화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