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 사회가 온통 대통령 선거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가운데 향후 한국 사회에 커다란 변화를 가져올 WTO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
농업 자체를 고사시킬 농업개방과 함께 교육체제의 근간을 흔들 교육개방에 대한 협상이 이미 시작되었다. 미국, 호주, 뉴질랜드 등이 지난 6월말에 우리나라에 교육부문 개방 요구안을 제출했고, 정부에서는 이에 대한 개방안을 내년 3월 각 국에 제출해야 한다.
이윤을 목적으로 하는 영리법인이 외국대학의 분교나 외국인학교를 세우고, 외국인이 초중등학교에 교원이 될 경우에 교육의 공공성과 정체성은 근본적으로 위협받게 될 것이다.
그러나 우리 국민들은 이러한 협상이 진행되고 있다는 사실조차 제대로 알고 있지 못한 실정이다. 이것은 교육개방의 주무 부서인 교육인적자원부가 국민들에게 알리지 않은 책임도 있지만, 언론 역시 이 책임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 교육개방을 요구하는 나라들이 어떤 의도를 가지고 있는지, 영리 법인이 학교를 설립하게 될 경우에 어떠한 결과가 초래될 것인지에 대한 심층보도는 고사하고, 협상의 진행 사항에 대한 보도도 사실상 전무한 상태이다.
지난 10월 7일 전교조, 참교육학부모회, 사립대학교수연합회, 대학노조, 공무원노조 교육운동본부, 진보교육연구소, 교육학생연대 등 35개 교육단체들은 WTO 교육개방을 반대하기 위한 공동투쟁본부를 결성했다. 공동투쟁본부는 국민들에게 교육개방이 가져올 문제점을 알리기 위해 100만인 서명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그러나 공동투쟁본부의 활동에 대한 언론의 관심은 겨울날씨 만큼이나 냉랭하기만 하다. 교육개방에 대한 신문사나 기자들 개개인의 입장은 다를 수 있다. 그러나 성실한 사실 보도를 통해 교육개방에 대한 객관적인 사실을 알리고, 사회적 담론을 만들어내는 것은 언론의 기본적인 역할이 아닌가?
교육인적자원부는 12월초까지 개방안을 마련해 12월말에 외교통상부에 제출할 계획이다. 이제부터라도 우리 신문과 방송이 교육개방 문제가 그 중요성에 걸맞는 이슈가 될 수 있도록 제 역할을 해 줄 것을 다시 한번 촉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