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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론중재법, 밀실서 야합 말고 '광장'에서 논의하자"

언론현업단체, 여야 '8인 협의체 구성' 합의 비판…다른 단체들에도 "들러리 서지 말라"

김고은 기자  2021.09.01 12: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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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를 오는 27일로 미루고 여야 4+4 방식의 ‘8인 협의체’를 만들어 논의하기로 합의한 데 대해 언론현업단체들이 “거대양당의 야합”이라고 비판하며 수용 불가 뜻을 밝혔다.

현업단체들은 “양당 간 어제 합의는 예상되는 충돌과 강행 표결 처리를 한 달 뒤로 미룬 것 외에는 의미가 없다”면서 ‘시한부 협의’가 아닌 지금까지 논의된 언론중재법 개정안의 전면 폐기를 요구했다. 징벌적 손해배상제 도입에 공감을 표해온 일부 언론시민단체들을 향해서도 “(협의체에) 들러리 서지 말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1일 오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밀실에서 광장으로, 언론중재법의 사회적 합의를 위한 독립 기구 제안' 기자회견이 열리고 있다. 왼쪽부터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 김동훈 한국기자협회장, 윤창현 전국언론노동조합 위원장, 변철호 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장. (뉴시스)

한국기자협회와 방송기자연합회·전국언론노조·한국방송기술인연합회·한국PD연합회 등 언론현업 5단체는 1일 오전 언론노조 대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겨우 3주 남짓한 빠듯한 시간만 허락된 8인 협의체는 이미 누더기가 된 법률 개정안의 미세조정을 두고 힘겨루기만 하다 파행으로 끝날 것이 불을 보듯 뻔한 상황”이라면서 “우리는 거대양당의 ‘답정너’ 협의체와 별도로 ‘언론과 표현의 자유 위원회’를 통해 민주당과 국민의힘 협의체가 내놓을 개정안을 냉정하게 평가하고 독자적인 대안을 제시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언론과 표현의 자유 위원회’에 대해선 “미디어 개혁과 표현의 자유를 요구해 온 시민사회단체, 언론학계, 법조계, 언론현업단체로 구성할 것이며 기간을 정한 충분한 숙의 과정, 논의의 투명성, 평등한 의사결정권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하며 시민사회단체, 학계, 법조계의 적극적인 참여를 호소했다. 다만 27일 본회의 처리 전까지 대안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해선 확답하지 않았다.

윤창현 언론노조 위원장은 “이와 별도로 언론중재법 개정안 처리 과정에서 광범위하게 제기된 언론 불신과 저널리즘 품질, 허위조작정보 유통 문제 등과 관련해서 언론계를 넘어서는 미디어 사업자들, 관련 현업단체들, 시민사회와 학계까지 참여하는 저널리즘윤리위원회, 미디어윤리위원회 같은 자율심의기구를 하루빨리 구성하자는 제안도 공식적으로 드리고자 한다”면서 “이 제안은 이미 어제(31일) 사업자 단체 쪽에 비공식적으로 전달됐고, 내일부터 구체적인 협의에 들어가기로 일정이 잡혀 있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김동훈 기자협회장은 “신문협회와 편집인협회에 제안해서 흔쾌히 좋다는 답을 받았고, 내일(2일) 첫 번째 만남을 갖기로 했다”며 “인터넷신문협회 쪽에도 논의 테이블 참여를 제안할 생각”이라고 설명했다.

현업단체들은 여야를 중심으로 구성될 8인 협의체에 대해 “중대한 언론 문제를 (여야가) 자신들의 이익과 요구를 관철시킬 추종자들로 채울 것이며, 현업 언론인과 언론 전문가 등은 철저하게 배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이날 기자회견에 참여한 현업 5단체 중에 협의체 참여를 제안받은 곳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일부 언론 관련 단체들은 8인 협의체를 통한 법안 수정 등 ‘실질적 논의’에 기대를 걸고 있기도 하다.

성재호 방송기자연합회장은 “이른바 거론되고 있는 양식 있는 단체들이 보수 양당의 민정협의체에 참여하는 것에 반대한다”고 했다. 성 회장은 “민주당은 언론중재법 고치고 나면 언론개혁이 다 됐다고 할 거다. 그런데 공수처 만들어 놓고 검찰개혁이 끝났나?”라며 “양식 있는 모든 언론 관련, 시민단체들이 이번에 합심해서 들러리 서지 말고 판이 벌어진 이때, 언론개혁을 위한 사회적 논의를 위해 함께 노력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