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승영 기자 2021.08.23 14:33:12
2020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방송에서 참가국을 소개하는 자료화면으로 부적절한 이미지 등을 사용해 논란을 일으킨 MBC가 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밝히고 보도본부장, 스포츠국장에 대한 사의수용 및 교체를 23일 단행했다.
MBC는 이날 ‘MBC 2020 도쿄 올림픽 방송사고 조사결과’ 제하 보도자료에서 “MBC 민병우 보도본부장은 도쿄 올림픽 방송사고에 대한 책임을 지고 물러나겠다는 의사를 23일 오전 임원회의에서 밝혔고 박성제 사장은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아울러 “송민근 스포츠국장에 대해서도 관리책임을 물어 교체하고, MBC플러스의 조능희 사장과 황승욱 스포츠 담당 이사에 대해서는 엄중경고를 했다”고 덧붙였다. 제작진에 대해서는 “MBC와 MBC 플러스 양사가 각각 인사위원회를 개최한 후 적절한 인사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사 및 인사조치는 올림픽 기간 중 MBC의 개회식 중계 및 중계방송 과정에서 잘못된 이미지와 자막이 사용된 데 따른 것이다. MBC는 지난달 23일 도쿄 올림픽 개회식 중계 중 각국을 소개하는 과정에서 우크라이나에 체르노빌 원전사고, 아이티에 ‘대통령 암살로 정국은 안갯속’이란 자막·시위 사진을 사용해 구설에 올랐다. 노르웨이엔 연어, 이탈리아엔 피자, 루마니아엔 드라큘라 사진을 쓰기도 했다. 25일엔 대한민국 대 루마니아 축구경기에서 자책골을 넣은 상대팀 선수를 조롱하는 듯한 “‘고마워요 마린’ 자책골” 자막을 넣어 비판받기도 했다. 이후 MBC는 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경위를 파악해 왔다.
조사위는 사고 원인으로 △인권과 상대 국가 존중 등 공적가치와 규범에 대한 인식이 미흡했고 △방송심의 규정 등 관련 규정과 과거 올림픽 사례에 대한 교육이 부족했던 부분을 지적했다. △국제 대형 이벤트 중계방송에 대한 가이드라인과 검수 시스템 미비 △중계방송 제작 준비 일정을 제대로 수립하지 못했던 부분도 원인이라 판단했다.
특히 개막식에서 참가국 소개 과정 중 부적절한 안내를 한 것은 방송 강령에 명시된 ‘인류 문화의 다양성을 존중하고 다른 문화를 모독하거나 비하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키지 못했다고 봤다. 조사위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개막식 중계방송에서 방송통신심의위원회로부터 주의 조치를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동일한 사건이 재발한 것은 잘못”이며, “스포츠와 같은 특정 프로그램의 제작에 관한 가이드라인이 없어 방송 준비에 혼선이 있었던” 부분도 원인으로 꼽았다.
MBC는 조사위 권고에 따라 “개인의 판단 또는 실수로 부적절한 자막과 사진, 자료화면 등이 방송되지 않도록 스포츠제작 가이드라인과 검수시스템을 마련할 방침”이라며 “이번 일을 계기로 ‘MBC 공공성 강화 위원회’를 설치하여 전반적인 제작 시스템을 점검하고 혁신을 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