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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경찰 사칭' 취재진 정직 6개월 등 중징계

사규·취재윤리위반, 위장취재 예외사유 아냐...MBC "사내 제작준칙 개정·보완할 것"

최승영 기자  2021.08.10 19:0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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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배우자 김건희씨의 논문 표절 의혹을 취재하던 중 경찰을 사칭한 자사 취재진 2명에 대해 MBC가 10일 정직 6개월 등의 중징계를 내렸다. 진상조사위원회 조사결과를 밝히며 관리자의 취재과정 개입은 없었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MBC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경찰 사칭 건에 대한 조사결과 “사규와 취재윤리를 위반한 사실을 확인하고 해당 취재진 2명을 인사위원회에 회부해 각각 징계를 내렸다”고 밝혔다. 취재진인 양모 기자는 정직 6개월, 소모 영상PD는 감봉 6개월의 처분을 받았다. 향후 재심청구가 없으면 징계가 확정된다. 앞서 취재진은 김씨의 논문 지도교수를 찾던 중 과거 주소지에 세워진 차량 주인에게 전화를 걸고 이 과정에서 경찰을 사칭해 논란을 부른 바 있다. MBC는 지난달 8일 해당 건 발생 이후 외부인사가 참여하는 진상조사위를 꾸려 조사를 진행해왔고, 결과보고서를 바탕으로 지난 9일 인사위원회를 열었다.(관련기사: MBC, '경찰 사칭' 진상조사위 구성...외부위원 참여)

 

지난달 9일 '뉴스데스크'에서 MBC가 자사 취재진의 '경찰 사칭' 건에 대해 사과를 하는 모습.  

10일 MBC가 공개한 ‘취재윤리 위반 사건 조사보고서 요약’ 등에 따르면 조사위는 해당 취재방식이 사규 위반이라고 판단했다. MBC 사규는 중대한 공익에 필요하고, 대체 수단과 방법이 없을 때에 한해 예외적으로 위장취재를 허용하는데, “본건 취재의 경우에는 ‘단순한 거주 여부의 사실 확인’이었다는 점에서 예외사유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는 것이다. 아울러 ‘정보를 취득함에 있어 위계나 강압적인 방법을 사용하지 않는다’ 등의 한국기자협회 윤령강령 및 실천요강을 어기는 취재윤리 위반이란 점도 적시했다. 


반면 윗선의 지시 없이 이런 취재가 이뤄질 수 없다는 윤 전 검찰총장 측 주장과 관련해 조사위는 관리자의 취재과정 개입은 없었다고 밝혔다. 해당 교수 취재를 기자가 자원했고, 경력과 연차를 고려해 자세한 지시나 보고 필요성이 없었으며, 관리자들에겐 취재진 동선과 인터뷰 여부 등만 간단히 보고된 점을 들어 “취재진이 독자적으로 취재방식을 결정했다”고 판단했다. 경찰 사칭이 “현장에서 즉흥적으로 이뤄진 것”이란 취재진 진술, 취재 다음날 타 매체 보도 이전엔 구체적 취재방식을 알지 못했다는 관리자들 발언 역시 고려됐다.


MBC는 조사위 권고를 반영, “2009년 제정된 사내 시사보도제작준칙을 개정·보완해 급변하는 방송 환경을 반영하고, 기자들을 대상으로 취재윤리 교육을 강화하는 등 공영방송에 대한 시청자들의 높은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재정비할 방침”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