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 3개국 매체와 협업해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다큐멘터리를 내놨던 코리아타임스가 협업에 참여한 기자들과 함께 토론회를 열었다. 기자들은 6월16일 열린 토론회에서 다큐멘터리 취재 후기를 나누며 디지털 성범죄와 관련해 국제 공조의 필요성과 협업 저널리즘의 의미를 되짚었다.
앞서 지난 5월 코리아타임스는 홍콩의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필리핀의 ABS-CBN과 탐사보도단체 PCIJ, 인도네시아 탐사보도단체 Tempo 등 아시아 3개국 매체와 협업해 디지털 성범죄를 다룬 ‘아시안 스토리’ 프로젝트 결과물로 다큐멘터리 ‘N번방: 악의 평범성, 그리고 디지털 공간’(The Nth Room case: The Making of a Monster)을 선보인 바 있다.
온라인 화상 회의로 진행된 토론회에는 아시안 스토리 프로젝트를 맡은 이민영 코리아타임스 PD, 라켈 카발호(Raquel Carvalho)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 아시아 특파원, 디니 프라미타(Dini Pramita) Tempo 기자, 시아라 잠라노(Chiara Zamrano) ABS-CBN 기자, 캐롤 일라간(Karol Ilagan) PCIJ 기자, 로란 백(Lauren Beck) 호주 다큐멘터리 감독이 토론자로 참여했다.
이민영 PD는 “아시안 스토리 프로젝트는 아시아 국가 언론 단체가 연합해 함께 수행한 최초의 프로젝트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며 “이러한 협동 프로젝트들이 계속해서 이어지고 더 많은 국가들이 참여해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디지털 성범죄의 법적 기반을 다지기 위해 아시아국 단체들이 한국 여성 단체들에게 도움을 요청하고 있다”며 “우리가 이미 다른 국가들과 활발하게 협력을 하고 있고 경험을 나누고 있는 것처럼 언론도 이러한 이슈를 계속해서 관심을 갖는 제스처가 중요한 포인트였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시아라 잠라노 기자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몇 달 전 필리핀 대통령이 현 정부에 비판적인 보도를 했다는 이유로 저희 방송국을 폐쇄해버렸고 그로 인해 수 천명의 직원들이 한순간에 직장을 잃었다”며 “이 상황에서 아시아 지역 내에서의 협업은 정말 좋은 기회였다. 억압적인 정권이 여러 아시아 국가들에 생겨나는 상황에서 언론은 국가 간 장벽을 허물고 같이 힘을 모아 이러한 스토리를 들려줘야 한다”고 말했다.
디지털 성범죄 관련 취재를 하며 기자들은 트라우마 문제가 생기기도 했다. 디니 프라미타 기자는 “인도네시아에서 이번 프로젝트는 정말 중요했다. 점점 어린 아이들이 타깃이 되고 있어서 이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내미는 게 정말 절실했기 때문”이라며 “취재하면서 밀려드는 분노와 증오의 감정을 억누르고 감정적인 거리를 두는게 쉽지 않았고 피해자들의 증언을 들으면서 감정적으로 불안정해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시아라 잠라노 기자는 “디지털 아동 성 착취에 대한 스토리를 되도록 강렬하게 보여주면서 피해 아동들을 최대한 보호해야 하는 그 균형을 맞추는 작업이 정말 힘들었다”며 “어떻게 하면 트라우마를 최소화할지도 큰 어려움 중 하나였다. 정말 들여다볼수록 트라우마가 생길 수밖에 없는 세계였다”고 말했다.
로란 백 감독은 “이번 취재물은 이슈의 심각성을 세상에 드러내는 데 큰 역할을 했고 국경이 더이상 무의미하다는 것을 보여줬다”며 “우리가 연결돼있는 만큼 같은 문제를 공유하게 되기 때문이다. 정말 영향력있는 프로젝트를 시작했기 때문에 이제는 더 많은 사람들이 그걸 보는 일이 가장 중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