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이사회가 수신료를 월 2500원에서 3800원으로 올리는 수신료 조정안을 30일 의결했다. 이사회는 이날 정기 이사회를 열고 이사 11명 중 9명의 찬성으로 이같이 결정했다. 수신료 인상안이 KBS 이사회에서 의결된 건 2013년 이후 8년 만이다.
KBS 경영진은 애초 지난 1월 수신료를 3840원으로 올리는 조정안을 이사회에 제출했지만, 이날 이사회에선 3800원으로 수정한 금액을 보고했다. KBS는 공적책무 확대계획을 기존 ‘12대 과제 57개 사업’에서 ‘8대 과제 37개 사업’으로 압축하고, 2022년부터 2026년까지 5개년 중기수지 전망을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경영혁신과 자구노력 방안도 조정안에 담았다. KBS는 △고호봉, 고연령, 연공서열형 인력구조 개선 △KBS 그룹 토탈리뷰를 통한 계열사 통폐합 추진 △유휴자산 매각 등을 통해 비용은 줄이고 수입은 확대하겠다고 밝혔다. 특별명예퇴직 등을 실시해 인력 1440명을 감축하고, 연공서열제 방식의 급여체계도 직무·성과급제로 개선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신입사원 채용을 2026년까지 520명 규모로 하면서도 5년간 인건비 2605억원을 절감할 수 있다는 계산이다.
다수의 이사들은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서도 KBS가 약속한 공적책무를 성실히 이행하는 것을 전제조건으로 인상안에 찬성 의사를 나타냈지만, 황우섭 이사는 KBS의 공정성 문제, 수신료 인상에 부정적인 여론이 많다는 점 등을 들어 반대했다. 서재석 이사는 자구노력 방안으로 내놓은 명예퇴직에 대해 노조와 합의도 되지 않았고, ‘뼈를 깎는’ 수준의 대책이라고 보기도 어렵다며 회의적인 태도를 보였다.
이에 김상근 이사장은 “될 수 있으면 수신료 조정안에 우리 이사들 전체의 뜻을 모아서 방송통신위원회와 국회에 제출하면 좋겠다”며 최종안 수정을 제안했고, 약 40분간 정회한 상태에서 추가 논의를 거친 뒤 표결에 부쳤다. 결과는 찬성 9표, 반대 1표, 기권 1표. ‘소수 이사’인 황우섭 이사와 서재석 이사가 각각 반대와 기권에 표를 던졌다.
의결 뒤 김상근 이사장은 “이 결과를 시청자, 국민들이 뉴스로 접했을 때 어떤 반응을 보이실까 걱정도 되고 예의주시하게 된다”면서 “코로나19라는 재난 상황이 계속되는 상태에서 수신료 조정안을 의결하는 게 우리에게도 부담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공영방송의 꿈, 책임, 역할은 지속돼야 하므로 그 어려움을 이해하면서도 의결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그동안 수신료 조정안이 세 차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된 바 있는데, 여러 논의와 수정을 거듭해서 낸 안이 유야무야되는 일은 나라를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국회가 분명한 입장을 가지고 여야 간 논의해서 국민에게 유익이 되도록 처리할 수 있기를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간곡히 바란다”고 덧붙였다.
KBS는 이날 이사회가 의결한 수신료 조정안에 시청자위원회 의견 등을 첨부해 오는 5일 방통위에 제출할 예정이다. KBS 시청자위원회는 1일 회의를 열어 의견서를 채택한다. 방통위는 KBS가 수신료 조정안을 접수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견서와 관련 서류를 첨부해 국회에 제출해야 한다. 수신료 금액은 국회 논의를 거쳐 최종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