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이 참여해 언론을 후원하는 ‘미디어 바우처 제도’에 대한 관심이 최근 높아지는 가운데 국민 10명 중 7명 이상이 이 제도 도입을 찬성한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미디어 바우처는 정부가 국민들에게 매년 일정 액수의 바우처를 지급하고, 국민들은 자신이 신뢰하는 언론사나 뉴스 기사에 지급받은 바우처로 후원하는 제도를 의미한다.
한국언론진흥재단(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는 최근 ‘미디어 이슈 7권 3호(김선호 언론재단 책임연구위원)’를 통해 ‘미디어 바우처 제도에 대한 국민의견’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미디어 바우처 제도 실시에 대한 찬반의견을 물은 결과 국민 75.4%(‘매우 찬성’ 27.6%, ‘약간 찬성’ 47.8%)는 찬성한다고 답했다. 반대한다는 응답은 17.0%, 아직 잘 모르겠다는 답은 7.6%였다.
만약 미디어 바우처 제도가 실시된다면 바우처로 언론 후원에 실제 참여할 의향을 물은 질문에도 77.7%가 “참여의향이 있다”고 응답했다. 이 중 “참여 의향이 매우 많다”는 응답은 33.7%, “참여 의향이 없다”는 답변은 15.8%였다. 참여 의향이 있는 가장 큰 이유는 “언론이 지금보다 나아질 것 같아서”(73.7%)인 반면 “언론사 재정에 도움이 될 것 같아서”는 12.7%에 불과했다. 참여 의향이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언론 지원에 세금을 사용하는 것이 적절치 않아서”(53.8%)였다. 언론재단은 “바우처를 통한 후원을 언론의 재정적 문제보다는 품질향상 문제로 인식하고 있음을 드러낸다”고 해석했다.
전체 응답자 기준 미디어 바우처 제도가 언론을 향상시키는데 기여할 것이란 긍정적 전망은 72.2%로 나타났다. 바우처 제도로 국민이 신뢰하는 보도가 많아질 것이란 예상도 75.4%였다.
바우처 지급 방식에 대해선 “신청한 국민에 한정해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이 48.1%로, “전 국민에게 일괄적으로 지급해야 한다”는 응답 30.8%보다 높게 나타났다. 다만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응답도 21.1%나 나와 추가 논의 필요성을 시사했다. 바우처 후원대상과 관련해선 “언론사 후원과 뉴스 기사 후원 병행” 40.3%, “뉴스 기사에 후원”이 30.5%였지만, “언론사 후원”은 5.8%에 불과했다.
바우처를 지급받을 경우 후원하고 싶은 언론사는 2~3개가 33.5%로 가장 많았고, 1개 10.7%, 4~5개는 2.3%였다. 후원하고 싶은 언론사로는 방송사가 48.3%, 신문사가 30.1%, 인터넷신문 22.8%, 독립언론 및 스타트업 22.3%, 시사잡지 20.5%, 지역언론 15.3%였다. 언론재단은 “다양한 언론사가 바우처 후원을 받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면서도 “(후원하고 싶은 언론사에) ‘아직 잘 모르겠다’는 응답이 35.6%여서 아직 의미 있는 예측은 어려웠다”고 설명했다.
바우처로 후원하고 싶은 뉴스 기사로는 허위정보 사실검증 기사가 86.8%, 정치인 및 기업 비리 고발 기사가 86.4%로 가장 많았다. 기후변화 등 전문적 보도 76.1%, 역사적 교육적 가치가 있는 보도 74.5%, 지역 현안을 다루는 기사 73.1%, 사회문제에 대해 해결책을 제시하는 기사 72.3%였다. “나의 정치적 입장을 대변하는 기사에 후원하겠다”는 응답은 41.2%로 가장 적었다. 언론재단은 “미디어 바우처를 통한 언론 후원이 정치적 양극화를 심화시킬 수 있다는 지적이 있다. 이 조사결과는 그럴 수 있는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지만 정치적 양극화가 주된 결과는 아닐 것임을 함의한다”고 했다.
언론재단은 바우처 관련 본격 조사에 앞서 응답자들의 언론에 대한 일반적인 인식도 조사했다. 그 결과 “변화의 필요성을 느낀다”는 응답(‘매우 큰 필요성’ 54.3%, ‘어느 정도 필요성’ 41.8%)은 96.1%에 달했다. 우리나라 언론에 대한 만족도를 묻는 질문엔 ‘불만족’ 응답이 70%였다. 언론에 대한 만족도는 낮은 반면 관여도는 높게 나타났는데 “언론이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국민은 언론에 관심을 기울여야 한다”는 문항에 86.3%가, “국민이 참여하면 언론이 더 나아질 수 있다”엔 86.9%가 긍정적으로 응답했다.
이번 조사는 언론재단 미디어연구센터가 지난달 30일부터 지난 4일까지 온라인조사 전문업체 마크로밀엠브레인에 의뢰, 업체가 확보한 패널에서 성, 연령, 거주지역 기준 할당 1000명을 모집해 온라인 설문을 진행한 결과다. 응답률은 14.2%였다.